6년만에 부모 앞에서 첫 승, 롤모델은 150승 대투수 "54번 절대 안 바꾼다" [오!쎈 인터뷰]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5.23 15: 05

"54번 절대 안바꾸겠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 2사 만루, 무사 1,2루 위기에서도 어렵게 무실점으로 막던 선발 김시훈이 5회 흔들렸다. 1사후 또 연속안타를 맞았다. 스코어는 5-0. KIA 타선의 힘을 의식한 사령탑은 매정하게 교체했다. 투구수(93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었다. 김시훈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내려갔고, 대신 불펜에서 어깨를 달구던 우완 김진호(24)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호는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5월 2일 콜업을 받았다. 보직은 롱릴리프. 1이닝도 막지만 3이닝도 소화하면서 계속 눈도장을 찍었다. 나성범을 유격수 뜬공, 최형우는 중견수 뜬공을 막고 위기를 막았다. 6회 선두타자 황대인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추가하고 승리를 지켰다. 팀은 7-4 승리. 

NC 다이노스 김진호가 데뷔 첫 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NC 제공

김진호는 데뷔 6년 만에 첫 승을 이렇게 낚았다. 팀도 연패를 끊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는 부모님도 함께 했다. 부모님에게 기분좋은 첫 승을 선물한 것이다. 김진호는 "부모님이 오신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 나는 경기도(의왕시)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님 고향이 전라도이다. KIA의 열렬한 팬인데 NC 경기를 하면 우리를 응원하신다"며 웃었다. 
강인권 감독 대행은 김진호의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체인지업이 워낙 좋다. 타자들이 상대하기 쉽거나 편한 구질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좀 더 과감한 승부를 하면서 자신감 찾았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결과에 신경쓰고 실패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것 없이 자신있게 타자 상대했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 
2017 2차 2라운드에 뽑힐 정도로 잠재력을 갖췄다. 그러나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2020년 3경기, 2021년 1경기에 그친 이유이다. 그러나 제구도 잡히기 시작했다. 답은 공격적인 투구였다. "제구에 신경쓰니까 어려웠다. 퓨처스 팀에 있을 때 생각없이 공격적으로 던져라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 투수는 공격수이다. 그래야 타자와 승부할 때 좋은 결과 나온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아직 6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성적이 좋다. 10이닝동안 단 1자책점만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0.90이다. 붙박이 1군을 어필하는 수치이다. 그는 "목표는 올해부터 계속 1군에 있는 것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1군에 가장 먼저 생각되는 투수가 되갰다. 보직은 따로 없다. 중간으로 있다보니 매력이 있다. 선발도 매력이 있다. 내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면 좋겠다"고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광주 동성고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배번이 54번. 고교 선배 양현종과 똑같다. 롤모델도 양현종이다. 미래에도 선배의 길을 가고 싶은 꿈도 있다. "양현종 선배가 롤모델이다.  모두 인정하는 투수이다.  학교에 오셔서 기부도 하고 좋은 말 많이 해주었다. 나도 잘해서 그런 길을 가고 싶다. 신인 때 번호 배정을 받았는데 54번이었다. 양현종 선배와 같은 번호였다. 제대후 다시 가져왔다. 절대 바꾸지 않겠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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