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투혼' 3연투 마무리의 155km...물집 터져 피가 나는 줄도 몰랐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5.21 21: 07

"손가락에서 피가 나오길래 카메라에 한 번 잡혔으면 했죠."(웃음)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시즌 첫 3연투를 하면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고우석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19일 KT전(1이닝 15구 무실점), 20일 SSG전(⅓이닝 10구 비자책 1실점)에 이은 시즌 첫 3연투였다.

2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됐다.한점차 승리를 지켜낸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환호하고 있다. 2022.05.21 / soul1014@osen.co.kr

전날 수비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패전 투수가 된 고우석은 하룻만에 설욕했다. 아슬아슬한 위기를 극복했다. 1사 후 최지훈을 볼넷, 최정에게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한유섬, 크론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었다. 외야 뜬공이나 빗맞은 땅볼이면 동점이 될 위기에서 고우석은 힘을 냈다. 한유섬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크론도 3구째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13세이브째. 블론 세이브는 하나도 없다. 100% 성공률을 이어갔다. 
고우석은 경기 후 시즌 첫 3연투가 부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3연투는 작년에 한 번 했었을 것이다. 3연투 부담은 크게 없다. 몸이 안 된다 생각은 없다. 다만 몸 풀 때 부터 물집이 욱신거렸는데 공을 던지다 보니 손가락에서 피가 났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공을 던지면서 손을 바지춤에 문지르는데, 피가 묻어 나온 것. "피가 나길래 카메라에 한 번 잡혔으면 했다"고 여유있게 웃었다. 
9회 등판을 준비하면서 불펜에서 웜업을 할 때부터 물집에 통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직구 대신 커브를 던지면서 몸을 풀었고, 평소보다 오래 풀고 나갔다고 한다. 고우석은 "커브로 웜엄 했는데, (경기에서) 결정구로 커브가 잘 들어갔다"고 말해 전화위복이 됐다. 1사 1,3루 절체절명의 동점 위기에서 한유섬과 크론을 잇따라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것. 
물집이 살짝 터져 피가 났음에도 직구 구속은 150km 초반을 꾸준히 찍었고, 최고 155km까지 나왔다. 고우석은 "몸 풀 때와 처음 올라가서는 통증이 느껴지는데, 던지다 보면 열이 나면서 경기에 몰입하면 통증을 모르게 된다. 직구를 던지기 위해 (손가락으로) 강하게 누르다 피가 난 것 같다"며 피칭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이날도 동점 위기까지 몰렸다. 고우석은 1사 1,3루 동점 위기 상황에서 "한유섬 선배는 수 년째 잘 치는 타자다. 크론은 올해 처음이지만 홈런이 많은 타자다. 잘 치는 코스에 오히려 약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몸쪽 높게 과감하게 승부해 카운트를 잡고서, 결정구(변화구)를 던지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생각한대로 몸쪽 직구로 카운트 잡고 커브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1~2위 대결이라 나름 의식도 됐다. 고우석은 "어제 패하고, 주장 오지환 선배가 특별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편안하게 하자는 메시지 덕분에 어제 역전패 했지만 오늘 힘이 났다. 또한 팬들의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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