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건너뛴 차범근과 손흥민의 공통점…IFFHS 선정 한국 축구 올타임 드림팀에 나란히[최규섭의 청축탁축(淸蹴濁蹴)]
OSEN 조남제 기자
발행 2022.04.27 04: 36

최정민→ 이회택→ 차범근→ 김주성→ 황선홍·홍명보→ 박지성→ 손흥민. 한국 축구를 대변하는 스타의 맥을 이어 온 계보다. 어제 한 시대를 풍미했거나 오늘 휩쓸고 있는 내로라하는 별들이다. 저 높은 곳에서 빛나는 기라성 같은 존재들로서, 한 세기 반에 가까운 한국 축구의 발자취를 좇을 때면 늘 손꼽히곤 한다.
한국 축구팬의 마음속에 깊숙이 아로새겨진 이들은 아련한 향수까지 불러일으킨다. 그래서일까? 한국 축구 역대 베스트 11을 선정할 때면 언제나 자연스럽게 우선순위로 이름이 거론된다.
그렇다면 외국 축구인의 시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들의 눈도 한국 팬과 별 차이가 없을까?

IFFHS 홈페이지 그래픽. 김태영이 김태윤(전 광주)으로 이름과 사진이 잘못돼 있음

이 맥락에서,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선정해 발표한 한국 축구 올타임(All-Time) 드림팀은 눈길을 끈다. 세계 축구 관련 역사와 통계를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어느 정도 공신력을 인정받는 IFFHS가 뽑은 역대 베스트 11이라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단지 설립 시기와 평가 공간의 한계성과 채택 시스템에 따른 선정상 난점으로 말미암아 한국 팬들에게서 100%에 가까운 공감대를 끌어내기엔 벅찬 점이 있을 듯싶다. IFFHS가 1984년 출범했을뿐더러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 무대에서 나타난 기록을 바탕으로 4-2-4 전형에 맞춰 뽑았기 때문에, 부정적 시각이 존재함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한국 축구를 빛낸 얼굴들, 세월을 이기고 여전히 이름을 날려
IFFHS는 4-2-4 시스템에 맞춰 한국 축구 올타임 드림팀을 구성했다.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전형이어서, 아무래도 다소 어색한 조합이라는 느낌마저 자아낸다.
이에 따르면, ▲ GK엔 이운재가 ▲ 수비진엔 송종국(RB), 홍명보, 김태영(이상 CB), 이영표(LB)가 ▲ 허리진엔 유상철(CM), 박지성(OM)이 ▲ 공격진엔 김주성(RW), 차범근, 황선홍(이상 FW), 손흥민(LW)이 각각 이름을 올려놓았다(표 참조).
위에서 언급했듯, 월드컵 출전과 성적이 상당히 선정에 작용한 듯 보인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4강 격진을 일으킨 태극 전사 가운데 8명(이운재·송종국·홍명보·김태영·이영표·유상철·박지성·황선홍)이 당당히 얼굴을 내밀었다. ‘이질적’ 얼굴은 그 전 시대에 활약했던 차범근과 김주성, 그리고 후 시대인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 등 3명뿐이었다.
대부분 10년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를 선양한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월드컵 출전 횟수도 차범근을 빼곤 두 번 이상이었다. 이 부문에서, 이운재·홍명보·황선홍은 4회로 나란히 선두를 달렸다. 이영표·박지성·김주성은 3회로, 송종국·김태영·유상철·손흥민은 2회로 각기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1986 멕시코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위업을 이뤘다. 국가대표로선 주로 1970년대 아시아 무대에서 맹위를 떨쳤던 차범근은 시대적 운명 때문에 월드컵 마당은 한 번밖에 밟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역대 국가대표 최다골(58골)과 아시아인 최초 독일 분데스리가 100골 고지 등정의 눈부신 활약상은 존재감을 뽐내기에 충분했다.
국가대표로서 A매치 출장 기록도 대부분 100경기를 뛰어넘었다. 한국 국가대표 역대 이 부문 순위에서, 나란히 1위에 올라 있는 차범근과 황선홍(이상 136경기)을 필두로, 이운재(3위·133경기)-이영표(4위·127경기)-유상철(5위·124경기)-김태영(10위·105경기)-황선홍(13위·103경기)-박지성(14위·100경기) 등은 FIFA(국제축구연맹) 센추리 클럽에 이름이 들어간 백전노장들이었다.
유일하게 현역 선수로 뛰고 있는 손흥민이 뽑힌 점도 이채로웠다. 그만큼 그가 쌓아 가는 업적이 굉장하다고 평가받은 듯하다.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걸출한 골잡이로 자리매김한 그 아닌가.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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