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나답게 행복하게(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4.23 22: 31

 모든 조건을 갖췄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었던 남자. 배우 이지훈(34)이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연기한 고건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선택받은 사람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결핍이 많은 인물이었다. 좋아하는 평강(김소현 분)의 마음을 갖기 위해 제 아무리 노력해도 이뤄지지 않는 사랑 때문에 흔들리고 아팠다. 
최근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로 종영한 KBS2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에서 계루부 고추가 고원표(이해영 분)의 장남 고건으로 열연한 이지훈은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게 할 만큼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 열연을 보여줬다. 고건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많은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달이 뜨는 강’ 속 고건은 이지훈이 사극 ‘신입사관 구해령’(2019)에서 보여줬던 민우원 캐릭터와 완벽한 스펙을 가졌다는 점에서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듯하나, 나라든 가문이든 명확히 속한 곳 없이 경계에 선 불안한 남자였다.

실존인물이 아닌 가상인물의 로맨스 라인을 구축한 만큼 이지훈의 내면 연기를 더욱 더 긴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온달 역을 맡았던 배우 지수가 학폭 논란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하면서 18회까지 촬영을 마쳤던 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고건이 감정과 내면을 복기해야만 했다. 
고건이 휘두르는 칼의 무게만큼, 위기에 봉착한 이지훈의 마음 또한 묵직할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럼에도 그는 “이 드라마 안에서 고건이 가야할 길만 생각했다”며 “드라마가 없어지는 게 두려웠기 때문에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만 마련됐으면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지훈은 2012년 방송된 KBS2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해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 ‘마녀보감’(2016), ‘푸른 바다의 전설’(2016), ‘99억의 여자’(2019) ‘저녁 같이 드실래요’(2020) 등 여러 작품에서 출연하며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줬다.
“현장이 배움의 시간”이라는 이지훈은 끝임없이 다른 성격의 인물과 다른 장르를 경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진짜 멜로’는 앞으로 그가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다. 
현재에 자만하지 않고 연기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현한 이지훈. 가려져 있던 그의 연기 열정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티에이치컴퍼니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