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라 값졌던 투수 경험, “가운데 던져도 가운데로 안 가네요”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23 18: 24

롯데 포수 강태율이 마운드에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투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강태율은 지난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 포수 마스크가 아닌 투수 글러브를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2015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이후 처음 밟는 마운드였다.
투수 데뷔전 기록은 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 1-12로 크게 뒤진 9회초 2사 1루서 구원 등판해 첫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내야안타에 이어 조수행에게 초구 1타점 2루타를 허용했지만, 안권수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투구수는 9개. 최고 구속은 130km가 나왔다.

22일 오후 부산사직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됐다.9회초 롯데 강태율 포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soul1014@osen.co.kr

23일 수원 KT전에 앞서 만난 강태율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며 “팀이 지고 있던 상황이라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포수 송구처럼 던졌는데 내려오니 다 잘했다고 해주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항상 마운드에서 오는 공을 받다가 역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강태율. 그는 “투수들의 마음을 조금은 깨달았다. 10개 정도밖에 던지지 않았는데도 떨렸다”며 “가운데 보고 던진다고 했는데 가운데로 가지 않았다. 이젠 요구한 곳으로 공이 오지 않는다고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웃었다.
강태율은 투수뿐만 아니라 본래의 포지션인 포수에서도 향후 팀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하는 강태율은 “캠프 때부터 준비를 열심히 했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며 “어떻게 해서든 경기를 잘 풀어가고, 투수들이 잘 던지게끔 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