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부터 고의4구, 공포의 존재로 인증받은 한화 '미스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22 13: 34

한화 거포 노시환(21)은 요즘 '미스노'라고 불린다. 올 시즌 홈런 4방을 모두 스리런으로 장식해 '미스터 스리런 노시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주자가 있든 없든 매 타석 집중한다. 주자 있을 때 결과가 좋아 미스노라고 불러주시는데 주자 2명이 있다고 해서 특별히 의식을 하지는 않는다. 하던대로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팀은 주자가 있을 때 노시환을 무척 의식한다. 지난 21일 대전 키움-한화전. 5회말 2점을 주며 2-2 동점을 허용한 키움은 2사 2루에서 노시환을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냈다.
1루가 비어있긴 했지만 경기 중반인 5회부터 고의4구로 승부를 피했다는 점에서 노시환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노시환의 고의4구로 계속된 2사 1,2루에서 김민하와 정진호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는 굳이 자신이 치지 않아도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한화 노시환이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손짓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노시환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49타수 16안타 타율 3할2푼7리 4홈런 18타점 출루율 .389 장타율 .673 OPS 1.062를 기록 중이다. 타점 공동 2위, 장타율 3위, OPS 4위, 홈런 공동 4위로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 5할2푼9리로 이 부문 전체 2위. 중심타자로서 찬스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로 자리 잡았다. 
장점인 장타력을 극대화하면서 선구안도 향상됐다. 볼넷 5개, 삼진 15개로 '볼삼비' 0.33을 기록 중이다. 2019년(0.15), 2020년(0.28)보다 향상됐다. 그는 "볼을 안 치려 한다. 그동안 유인구에 스윙이 많고, 강한 타구를 치지 못했는데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님과 이야기해서 강하게 칠 수 없는 공에는 스윙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삼진도 줄어들고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시환이 홈런을 날리고 있다./ soul1014@osen.co.kr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던 타격폼도 이제는 한 가지로 완성에 가까워졌다. 투수 쪽으로 몸을 살짝 열어 공을 최대한 보면서 다리를 들고 치는 폼이다. 노시환은 "100% 완성됐다고 보기 어렵고, 적응하는 단계다. 지금 폼이 공을 볼 때 가장 편하다. 떨어지는 유인구에도 대처가 된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의 올해 삼진율은 27.8%로 2019년(37.5%) 2020년(30.0%)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는 "확실한 존을 그려놓았다. 존에 안 들어오면 치지 않는다. 내 존에서 벗어난 공에는 이제 배트가 나가지 않는다. 가끔 하이 패스트볼에 나가기도 하는데 낮은 변화구나 유인구는 참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워싱턴 코치가 가장 강조하는 자신만의 타격존을 설정한 결과다. 
1회말 2사 1,3루에서 한화 노시환이 선제 스리런포를 날리고 전상렬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3년차 어린 선수이지만 중심타자로서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3년차이고, 나이도 어린데 위에 선배님들이 많이 나가시면서 중심타선을 맡고 있다. 감독님께서 믿고 기회를 주시는 것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출루도 하고, 타점도 많이 올리고 싶다. 홈런도 작년(12개)보다는 두 배로 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팀이 가을야구에도 나갔으면 좋겠다. 나도 가을야구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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