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대부분의 다른 감독들처럼 덕아웃 한 곳에 머물러 경기를 보지 않는다. 경기 중 덕아웃 끝과 끝을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코치들과 선수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동선을 무너뜨렸다.
지난 20일 대전 키움전에선 이로 인해 뜻하지 않은 해프닝이 있었다. 5회말 한화 공격이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심판진이 덕아웃에서 사라진 수베로 감독을 찾느라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됐다.
21일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낮잠을 잤다"며 농담을 던진 뒤 "화장실에 잠깐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베로 감독은 "예전부터 덕아웃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봤다.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며 또 다른 이유로 선수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야기했다.
그는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석을 소화하고 온 선수, 지명타자로 타석을 준비하는 선수,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게 빠르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 움직인다. 가끔 경기가 안 풀리고 처질 때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베로 감독은 팀이 득점을 했을 때 마치 선수처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오버 액션도 선보였다. 감독이 먼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면서 한화도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