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1위' 원태인, "삼진을 많이 잡으니 야구가 더 재미있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4.21 15: 04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은 요즘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20일 현재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 1.00으로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또 25차례 삼진을 솎아내며 팀 동료 데이비드 뷰캐넌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20일 SS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지난 경기는 말 그대로 이미 지난 일이다. 다음 경기를 위해 매일매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태인과의 일문일답.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무사에서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지난해 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해 힘을 앞세워 직구 승부를 많이 했는데 올해 들어 변화구 비율이 더 늘어났다. 지난해 전반기 성적은 좋았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0.83)은 만족 못한다. 현재 3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향상돼 만족스럽다. 정현욱 코치님께서도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면 위기가 오지 않는다'고 강조하신다. 매 이닝 선두 타자를 잡고 시작하고자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탈삼진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게 좋아진 부분이다. 
-몸쪽 승부 능력이 좋아진 것 같은데. 
▲지난해 몸쪽 사인이 나오면 한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많았다. 몸쪽 공을 던졌을 때 힘으로 승부하려고 했는데 올해 들어 (강)민호 형의 사인에 따라 제구에 초점을 맞춰 던지니까 장타 허용이 줄어들었다. 
-오프시즌 슬라이더를 연마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올 시즌 좋은 결과가 나오는 첫 번째 비결이 슬라이더다. 원래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슬라이더는 10번 가운데 한 번 나올까 말까 했다. 지난 등판 때 4회 1사 3루 위기에서 연속 삼진을 잡아냈는데 올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이었다. 
-롯데전 10탈삼진 모두 헛스윙 삼진이다. 
▲학창 시절부터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는 아니었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들어가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삼진을 많이 잡으니 야구가 더 재미있다. 
-루킹 삼진과 헛스윙 삼진 가운데 어느 게 더 좋은가. 
▲원래 직구로 윽박지르면서 삼진을 잡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 헛스윙 삼진이 늘어나면서 그게 더 재미있다. 
-평균 자책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뿌듯하긴 하다.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겠다. 현재 평균 자책점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낮은 평균 자책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3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이학주가 원태인과 더그아웃으로 가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시즌 초반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도쿄 올림픽 대표팀 승선에도 순풍이 부는 분위기다. 
▲지난해 예비 명단에서 탈락한 뒤 동기 부여가 많이 됐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 아직 3경기에 등판한 게 전부지만 욕심은 있다. 
-뷰캐넌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뷰캐넌에게 루틴에 대해 자주 물어보고 준비 과정을 똑같이 하려고 한다. 작년 같으면 힘들면 쉬어가고 그랬는데 올해 들어 힘들어도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뷰캐넌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물어봤는데 한 번 던져봤다. 초구부터 몸에 맞는 공이 나와 안 되겠다 싶더라. 이정식 배터리 코치님께서 '직구가 좋은데 왜 투심을 던지느냐. 직구 위주로 자신 있게 승부하자'고 말씀하셨다. 연습은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 실전에서 활용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뷰캐넌에게 계속 물어보고 있다. 
-아버지(원민구 전 경복중 감독)께서 선발 등판하는 날마다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승리를 위해 불공을 드린다고 들었다. 
▲원래 등판 전날 올라가셨는데 이제는 자정에 맞춰 올라가신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부담이 컸는데 아버지께서 늘 응원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승리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쑥스러웠다. 내가 아들을 둔 아버지라면 그렇게까지 못했을 텐데 정말 감사드린다. 
-과거에는 원태인의 원정 경기 선발 등판도 직관했는데. 
▲아버지께서 클럽 야구를 창단하셨는데 애들을 가르치는 시간과 경기 시간이 겹쳐 직관은 못하신다. 예전에는 아버지와 야구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프로 입단 후 자세한 이야기는 안 하신다. '요즘 많이 좋아졌다' '네가 잘해서 행복하다' 이 정도 이야기만 하신다. 
-올 시즌 목표를 상향 조정할 계획은 없는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승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운에 맡기고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10승 달성도 좋지만 규정 이닝을 소화하고 지난해보다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달성하는 게 목표다. /what@osen.co.kr
이날 선발투수 원태인의 아버지 원민구씨가 경기장을 찾아 박수를 보내고 있다.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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