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 치고 방출→25세 100안타→38세 2000안타’ 대기만성, 이승엽 대기록 넘보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21 05: 06

 KIA 최형우(38)는 KBO리그 역대 12번째 2000안타를 달성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2000안타다.
최형우는 프로 입단 후 6경기만 뛰고 방출됐고,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기량이 발전해 재입단 기회를 잡았다. 남들보다 늦은 만 25세 나이에 신인상을 받으며 대기만성의 길을 걸어왔다. 첫 안타를 치고 19년이 지나서 2000안타 고지에 올랐다. 
최형우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회 2사 2루에서LG 선발 정찬헌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1999번째 안타.  

2-1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다시 한번 정찬헌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12번째 2000안타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기록을 세우면 헬멧을 벗어 인사하려고 했는데, (홈런으로) 기회가 없었다”고 웃었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시즌이 끝나갈 무렵인 2002년 10월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2루타로 첫 안타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강철민 코치님 상대로 친 것으로 기억한다. 2000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라고 꼽았다. 2000년 4경기,  2004년 2경기를 뛴 최형우는 2005시즌을 마치고 방출됐다.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외야수로 출장하면서 타격이 늘었다.  2군리그 홈런왕에 오르며 제대 후 삼성에 재입단 기회를 받았다.  2008시즌 타율 2할7푼6리 106안타 19홈런 71타점으로 늦깎이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매년 110안타 이상씩 기록하며 홈런, 타점 부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통산 1000안타 이정표를 통과했고, 20일 2000안타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첫 안타를 치고 대기록까지 19년이 걸렸지만, 역대 2번째 최소 경기(1722경기)만에 달성했다. 데뷔 후 방출, 재입단의 시간으로 남들보다 출발점이 늦었기 때문이다. 
대기록을 달성한 최형우는 "내가 2000안타를 칠 수 있을 거란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2000안타를 쳤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예전에는 하루에 안타 한개 치려고 버티던 사람이었다”고 힘들었던 지난 과거를 떠올렸다. 
30대 후반까지도 꾸준한 활약을 하는 비결로 그는 "다른 형들은 어려서부터 잘했다. 나는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시간과 힘이 많이 남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0안타 클럽에 12번째 가입자다. KBO리그의 레전드 대열에 올라설 수 있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아닌 것 같다. 그런 생각은 없다. 나중에 야구를 그만두고 내가 이런 선수였구나 되돌아보겠지만, 지금은 그냥 남들보다 숫자가 조금 더 쌓인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형우는 앞으로 타점에 대한 욕심을 밝혔다. 그는 “안타는 몇 개까지 칠지 몰라도, 타점은 중심타자로서 계속 쌓고 싶다. 역대 타점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은 이승엽(1498타점)이 갖고 있다. 최형우는 현역 1위로 이날 4타점을 보태 1346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과 격차는 152개다. 내년 시즌 중반에는 통산 최다 타점 주인공이 최형우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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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리엄스 감독이 5회초 2사 1루에서 개인통산 2000번째 안타를 투런포를 장식한 최형우에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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