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당신의 이야기', ♥︎에 빠진 강하늘x천우희 얼굴 보고 싶다면[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4.20 19: 52

 모의고사 성적표에 찍힌 숫자는 4, 4, 4, 5……예상은 했지만 눈앞에 답답한 현실로 다가오자 할 말을 잃은 영호(강하늘 분)는 올해 다시 한 번 대입에 도전하는 삼수생이다. 명확하게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는 없지만, 공부 잘하는 형에게 무시받지 않기 위해 재수학원에서 또 한 번 3월을 맞이했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학원 앞에서 무기력하게 간식을 먹던 영호는 수진(강소라 분)도 자신과 같은 삼수생이라는 사실에 마음의 빗장을 열고 점차 가까워진다. 그렇게 수능을 향한 재수학원 ‘미생’들의 하루하루가 시작된다.
계획 없이 무기력하게 삼수 생활을 이어가던 영호는 오랜 시간 마음 속에 품어온 초등학교 동창 소연을 우연히 떠올리며 무작정 편지를 쓴다. 아픈 소연을 대신해 동생 소희(천우희 분)가 그의 편지를 받고 대신 답장을 보내게 된다. 우연히 시작된 편지 주고받기는 두 사람의 일상에 작은 설렘과 기쁨을 안기고, 언젠가부터 편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애타게 기다리는 답장은 ‘사랑'이지만, 그들이 빨리 찾고 싶은 자신의 ‘꿈’ ‘직업’이기도 하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2049세대에게 아름다운 첫사랑의 존재를 떠올리게 하고, 내 안에 열정은 가득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걱정하기만 했던 스무 살, 21살 시절을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 다만 20대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과정보단, 사랑을 하기 위해 서로가 느꼈을 그 설렘에 집중한다. 
초등학생에서 어느덧 20대 초반 성년이 된 영호와 소희, 그리고 수진. 세 사람은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생활에 충실하며 비교적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아왔다.
무엇을 하고 싶다거나 강렬한 목표 없이. 서른을 앞둔 29세에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비교적 안정됐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공허한 것은 마찬가지다.
첫사랑의 기억으로 설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영호는 편지 보내기와 답장하는 일을 반복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을 알아가고, 기다림을 통해 자신의 일과 희망을 찾아나간다. 
영화는 영호가 21살이던 2003년과 30대 진입을 앞둔 29살의 2011년을 중심으로 다루며 이 시기에 청춘들이 느꼈을 꿈과 사랑, 희망에 초점을 맞춰 다뤘다.
영호와 소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이 시기를 거쳤을 우리네 관객들이 보아도 충분히 공감할 법한 이야기.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하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강하늘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불안정한 청춘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가 캐릭터를 매력있게 그렸다.
다만 20대 청춘 남녀의 사랑에 새로운 재미는 없다. 끝을 알 것 같은 로맨스라, 차라리 극중 영호와 소희의 편에 서서 응원하게 만든다. 결말 예측 불가의 로맨스나 가슴 아픈 사랑 얘기는 아니고 무난하게 흘러가는 따뜻한 감성의 로맨스 드라마 영화다. 러닝타임 117분.
4월 28일 극장 개봉.
/ purplish@osen.co.kr
[사진] 키다리이엔티·소니 픽쳐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