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의 2년차 성장통…“능력 있는 선수라 이겨낼 것” 주전 포수의 격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20 13: 54

일시적인 부진일까. 2년차 징크스일까. KT 우완 특급 소형준(20)이 잠시 재정비를 위해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난해 신인왕에 힘입어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은 소형준은 지난 17일 수원 키움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됐다. 올 시즌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52로 흔들린 결과다.
사령탑은 소형준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강철 감독은 당시 소형준의 말소를 두고 “빨리 쉬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다만, 2군으로 내려가지는 않고 동행하면서 운동을 같이 할 것이다. 열흘 정도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6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호투한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kt 소형준-장성우/   soul1014@osen.co.kr

올 시즌 소형준의 가장 큰 변화는 구속 저하다. 원래도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3.4km에서 약 2km 감소한 141.7km에 그쳤다.
직구로 중심을 잡지 못하다보니 다른 팔색조 변화구들까지 흔들리는 모습. 10일 삼성전에서 4이닝 동안 볼넷을 무려 5개나 허용했고, 16일 키움을 만나서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3회 위력을 잃은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집중타를 허용해야 했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그러나 이는 예견된 부진이라는 시선이다. 소형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전포수 장성우는 “다들 2년차 징크스라고 하지만, 일단 형준이가 작년처럼 긴 시즌을 보낸 게 처음이었다. 감독님도 캠프 때부터 올해 형준이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구속과 힘이 모두 떨어질 것이니 그걸 감안해서 리드해야한다고 많이 말씀하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KT는 소형준에 앞서 배제성이 잠시 2년차 징크스를 경험한 바 있다. 2019년 28경기 10승 10패로 데뷔 첫 10승을 달성한 배제성은 이듬해 어깨 통증과 함께 잦은 기복으로 힘겹게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장성우는 “(배)제성이와 비슷한 경우다. 제성이도 원래 구속이 빨랐는데 작년에는 구속도 안 나오고 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낙 하체가 안정돼 있고, 기본기가 탄탄해 휴식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강철 감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4월부터 그를 1군에서 제외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장성우는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며 “구속이 떨어졌지만, 충분히 선발로서 능력이 있는 선수다. 지금 이런 상태에서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후배의 반등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