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저지율 16.7%…롯데의 치명적 약점, 믿음이 해결책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4.19 13: 18

올해 롯데 자이언츠는 또 다시 포수 문제가 팀을 뒤흔들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2018시즌부터 시작된 포수진의 위기는 현재 두 번째 챕터다. 2019시즌까지의 첫 번째 챕터는 투수 리드, 블로킹 문제가 부각됐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도루 저지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롯데 포수진의 도루 저지율은 22.8%(95도루/28저지)였다. 리그 8위에 불과했다. 다만, 지난해 도루 저지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것은 김준태(15.8%)와 함께 시즌 중반까지 번갈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썼던 정보근(33.3%)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 정보근의 도루저지율은 지난해 상위권에 들 정도로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는 정보근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올해 주전 포수로 사실상 김준태로 낙점하면서 문제 의식이 커졌다. 올해 롯데의 도루 저지율은 16.7%(15허용/3저지)로 KT와 함께 공동 8위에 그치고 있는데 김준태는 7.1%(13허용/1저지)의 도루 저지율로 현재 상황에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준태는 팔꿈치 부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수술도 받았다. 팔꿈치 수술 이전과 이후 김준태의 도루 저지 능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경기를 소화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이 여파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 롯데의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프레이밍, 블로킹, 투수 리드에서는 지난해 이미 코칭스태프의 합격점을 받았다. 좌타자로서 펀치력과 출루 능력도 갖추고 있는 김준태다. 그러나 갖고 있는 장점에 비해 현재 약점이 도드라지고 있다.
선수 스스로도 자신의 약점을 인지하고 송구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흘린 노력의 땀방울을 부정하지도 않고 폄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는 약점은 뚜렷하다. 선수의 멘탈에도 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이다. 여론의 비판이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에게 쏟아지고 있는 것이 현 실태. 이제는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부임 이후 선수의 컨디션과 멘탈 관리를 꾸준히 강조했다. 지도 철학이라고 소개해도 될 정도다. 일단 허 감독은 기본적으로 김준태의 능력을 신뢰한다. 그는 “우리 팀 포수 모두 팝타임(투구를 받은 시점부터 송구가 도달하는 시간)이 2초 내로 들어온다. 연습할 때도 괜찮다”면서 “김준태의 경우 경기를 많이 나가다보니까 도루 저지율이 떨어지게 된 것 같다. 작년보다 안 좋아지고 외부 평가가 안좋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이런 부분도 이겨내야 하는데 나도 요새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다만, “1군은 전쟁터”라고 강조했던 허문회 감독이다. 허 감독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현재 롯데는 전쟁터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상대에 약점이 발각된 만큼 이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김준태가 선발 출장한 17~18일, 사직 삼성전에서 김지찬에게만 4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18일에는 한 이닝 3도루라는 리그 최다 타이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팀당 경기수가 10경기를 넘어선 시점에서 상대 팀들의 도루 시도는 늘어날 것이다. 김준태가 계속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쓸 경우 멘탈 관리도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연습 때 지켜본 실력과 믿음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이미 노출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령탑은 좀 더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다른 대안도 충실히 모색해야 팀도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재 1군에 남아 있는 강태율, 지난 18일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간 지시완의 역량도 한 번은 진득하게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고 현재의 불안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 듯 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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