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만루→교체 거부' 켈리, 스스로 위기 막고 첫 승리를 챙기다 [오!쎈 잠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16 21: 58

2루타에 이어 사구와 볼넷으로 2사 만루. 투구 수는 99개였다. 누가 봐도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구원 투수가 불펜 문을 열고 나와 몇 걸음 그라운드로 향했다. 그러나 마운드의 투수가 교체를 거부했다. 구원 투수는 재빨리 불펜으로 되돌아갔다. 
LG 외국인 투수 켈리가 위기 상황에서 교체를 거부하고 스스로 위기를 막아냈다. 켈리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시즌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6이닝 동안 3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가 1-0으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  
1회와 3회는 삼자범퇴, 2회 선두타자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병살타로 주자를 없앴다. 4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4회까지 2피안타 무사사구로 깔끔했다. 

6회초 2사 만루에서 LG 켈리가 두산 박계범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고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5회 제구가 흔들리며 첫 위기를 맞았다. 박세혁, 박계범, 허경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안타 하나 맞지 않고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페르난데스를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없이 막았다. 
6회 2아웃을 잡고서 양석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박세혁은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조수행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또 2사 만루가 됐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이정용이 마운드로 올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켈리는 자신이 위기를 막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LG 벤치는 켈리의 뜻을 들어줬다. 
켈리는 박계범 상대로 볼 3개를 연거푸 던졌다. 벤치의 패착이 되는 듯 했다. 4구 한가운데 직구 스트라이크. 5구째 직구가 한가운데 같은 코스로 들어갔고, 박계범이 휘둘렀는데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켈리의 고집은 다행히 결과가 좋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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