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8회 등판은 없다” 류지현의 데이터 야구&불펜 분담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08 14: 24

 초보 감독이지만 확실한 색깔을 내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시즌 초반 타순, 투수 운영에서 ‘데이터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불펜 운영에도 확실한 원칙을 갖고 있다. 마무리 고우석의 8회 등판은 웬만한 중요한 경기가 아니면 보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 6일 KT전, 8회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투수 운영은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한 운용이었다. LG는 정우영이 7회를 책임지고, 이정용이 8회 등판해 2점을 내주고 3-2로 쫓겼다. 1사 1루, 알몬테 타석에서 좌완 김대유가 등판했다. 현역 홀드 1위 좌완 진해수가 아니었다. 

류지현 감독은 “김대유의 커브가 왼손 타자에게 좋은 무기가 된다는 데이터가 있었다. 또 알몬테가 좌타석 보다는 우타석 때 기록이 떨어졌다. 3~4번 좌타자를 김대유로 간다고, 사전에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알몬테 좌우 타석 데이터는 미국과 일본 시절 성적을 모두 참고한 결과다. 
또 류 감독은 "지금 컨디션에서 김대유가 진해수보다 구위가 더 낫다. 알몬테, 강백호에게 김대유가 좀 더 생소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진해수는 강백호에게 약했다. 다행히 김대유가 잘 막았다”고 덧붙였다. 
김대유는 지난해 1군에서 단 3경기를 뛰었고, 평균자책점 23.14(2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올해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아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이름값이 아닌 현재 컨디션과 데이터를 우선시했다. 
김대유는 좌타자 알몬테, 강백호만 책임지고, 8회 수비가 계속된다면 대기하던 송은범이 투입됐을 것이다. 류 감독은 “송은범이 준비하고 있었다. 8회 고우석을 당겨서 쓸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무리 고우석은 9회 등판으로 거의 못 박았다. 류 감독은 “개인적으로 8회 2사에서 마무리를 올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시즌 후반에 모든 전력을 투입해야 하는 승부처가 온다면, 그때는 쓸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도 단기전에서 마무리가 2이닝을 던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고려하겠지만, 시즌 초반 운영에서 마무리에게 4아웃 세이브는 없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데이터분석팀장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타순은 데이터분석팀장과 타격코치와 상의한다. 투수 운영은 데이터분석팀장, 투수코치, 불펜코치와 상의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류 감독은 “늘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실패하는 상황도 나올 것이다. 투수 운영을 놓고 미리 시뮬레이션을 하고 사전에 계산을 하고 들어가면, 혼란없이 준비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일 KT전, LG는 7회초까지 3-0으로 앞섰다. 선발 정찬헌이 5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김대유와 송은범이 6회를 책임졌다. 그러나 7회말 송은범이 2사 만루 위기에서 교체됐고, 정우영이 올라와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를 연거푸 맞아 3-4 역전을 허용했다. 8회에는 최동환, 채지선이 3실점 했다. 계획대로 불펜을 운영했지만, 이날은 실패. 류지현 감독은 첫 패배를 경험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