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도 못 채웠던 미란다의 반전, 포크볼로 이뤄낸 데뷔 첫 승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07 22: 04

두산 새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32·두산)가 우려를 씻고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미란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던 미란다는 시범경기 ⅔이닝 7실점 부진과 함께 왼쪽 삼두근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회복기간을 가졌다. 이후 3월 31일 LG와의 2군 연습경기에 나서 3이닝 4실점으로 다시 흔들렸지만, 팔 통증 회복을 알리며 3선발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1사 1,2루에서 두산 미란다가 삼성 박해민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한화전과 달리 1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투구수가 20개로 다소 많았지만, 박해민-김상수 테이블세터를 범타 처리한 뒤 구자욱을 7구 끝 변화구를 이용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초반은 계속해서 안정적인 흐름이었다. 시범경기와 달리 날카로운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됐고, 이에 따라 장기인 포크볼이 위력을 더했다. 2회 2사 후 강민호의 2루타에 이어 이원석을 힘으로 포수 파울플라이 처리한 뒤 3회 삼진 1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순항.
4회 다시 한화전의 제구 난조가 찾아오는 모습이었다. 2사 후 호세 피렐라의 안타와 폭투로 득점권 위기에 처했고, 후속 김헌곤을 풀카운트 끝 사구로 출루시켰다. 여기에 삼성 허삼영 감독이 킥 동작에서의 보크 문제를 제기하며 흐름이 끊겼다. 그러나 강민호를 만나 풀카운트서 예리하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워 삼진을 잡고 이닝을 끝냈다.
5회에도 커맨드가 말썽이었다. 1사 후 이학주-강한울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낸 상황. 강한울은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에 투수교체가 예상됐지만, 미란다는 벤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계속 투구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으로 앞선 가운데 승리 요건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강해보였다.
다행히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후속 박해민에게 2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2루수 박계범이 이를 직선타 처리한 뒤 곧바로 2루 베이스에 던져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주자 이학주를 잡아냈다. 이닝 종료였다. 미란다는 박계범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기분 좋게 시즌 첫 등판을 마쳤다.
미란다는 이날 총 95개의 공을 던졌다. 들쑥날쑥한 제구로 스트라이크-볼의 비율이 얼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스트라이크 59개-볼 36개를 기록했다. 구종은 최고 구속 151km의 직구(51개) 아래 슬라이더(14개), 체인지업(4개), 포크볼(26개) 등을 곁들였는데 포크볼의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잦은 풀카운트 승부가 과제로 꼽혔지만, 부상 및 적은 시범경기 소화를 감안했을 때 향후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를 씻고 반전투를 선보인 미란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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