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 좋다던 괴짜 투수, 태세 전환 "관중 오니 좋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07 21: 05

무관중 경기를 좋아하던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8·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말을 바꿨다. 모처럼 팬들이 들어선 관중석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레인키는 7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를 마친 뒤 화상 인터뷰에서 “경기장에 팬들이 있어서 정말 좋다. 지난해 관중이 없어도 즐겁다는 생각을 했지만, 팬들과 함께하는 게 정말 좋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를 제외하곤 모두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텅빈 관중석에서 뛰던 선수들 대부분이 팬들을 그리워했지만 ‘괴짜’ 그레인키는 무관중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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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앞두고 그레인키는 “관중 없이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기 전 팬들이 보이지 않아 몸을 풀고 연습할 때 좋다. 말을 걸거나 사인을 요청하며 사진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건 하나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경기가 시작되면 나도 관중이 있는 게 좋다”고 덧붙였지만 팬들의 관심과 시선을 몹시 부담스러워했다. 다른 선수였다면 비난을 받을 발언이지만 유년 시절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사회불안장애 치료까지 받은 그레인키라 팬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올해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이 다시 시작됐고, 그레인키는 별다른 영향 없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개막전 승리투수가 된 그레인키는 7일 에인절스전도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시즌 2경기 평균자책점 1.38로 시작이 좋다. 휴스턴도 이날 그레인키의 호투와 9회 카를로스 코레아의 결승 투런 홈런에 힘입어 4-2로 승리, 5승1패가 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그레인키는 “정말 놀랍다. 모든 면에서 야구가 잘 되고 있다. 투구도 좋고, 수비와 타격도 놀랍다”며 “1년 내내 이렇게 할 순 없겠지만 정말 좋은 출발이다”고 만족스러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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