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빨라진 구속' 제실력 숨겼나? 멩덴, 우려불식 원투펀치 증명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4.07 08: 04

역시 본무대에서는 달랐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다니엘 멩덴(28)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돔 경기에 첫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으나 5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쳤다. 스피드, 제구, 변화구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는 6회말 2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실점으로 이어졌지만, 현역 메이저리거의 풍모를 보여준 데뷔전이었다.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IA 선발 멩덴이 역투를 하고 있다. /cej@osen.co.kr

특히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보여준 부진한 투구와 완전히 결이 다른 볼을 던졌다. 멩덴은 지난 3월 30일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강백호의 투런 홈런 2개 포함 7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6실점했다. 
직구 스피드가 146km 밖에 나오지 않았고, 평균 구속도 144km에 불과했다. 우려를 낳았지만 실제 구위를 숨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동시에 나왔다. 
결론은 후자였다. 데뷔전 무대에 오르자 눈빛부터 달라졌고 제 구위를 보였다. 최고 구속 149km를 찍었다. 자신의 스피드 150km를 회복했다는 증후였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을 과시했다.
시종 일관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뿌렸다. 포심 뿐만 아니라 위력적인 투심, 커터에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구종에 키움의 강타선이 힘을 내지 못했다.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IA 선발 멩덴이 공을 던지기에 앞서 성호를 긋고 있다. /cej@osen.co.kr
직구 자체에 힘이 있었고, 5회2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왼손타자들 몸쪽으로 빠르게 휘는 볼이 위력적이었다. 멩덴을 처음 만난 키움 타자들은 7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끝맺음이 아쉬웠다. 6회 무사 1,2루에서 두 타자를 범타로 요리하고 맞이한 이정후에게 던진 볼이 실투가 되며 우중간을 가른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 타구도 수비수의 판단력이 뒷받침 됐다면 처리가 가능했었다.  
예정된 투구수(95구)가 넘어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충분한 퀄리티스타트 능력을 보여주었다. 우려가 담긴 물음표를 기대가 담긴 느낌표로 바꾼 데뷔전이었다. 첫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애런 브룩스와 원투펀치로 선발진을 이끌 수 있다는 희망을 보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브룩스와 멩덴을 4일 간격으로 풀가동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고졸루키 이의리, 김현수, 임기영 등 토종 선발들의 과부하를 막으며 선발진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멩덴은 데뷔전에서 감독의 승부수가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일단 증명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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