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극단적 시프트, ‘기습 번트&도루’에 허점, 추신수 뜻있는 시도[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4.07 09: 04

수비 시프트는 덫이자 구멍이다. SSG 랜더스가 한화 이글스의 극단적 수비 시프트의 허점을 찾고 그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SSG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선발 등판한 박종훈이 ‘한화 천적’답게 7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적생’ 최주환이 2경기 연속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이날 승패 결과보다 눈길을 끈 부분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극단적 수비 시프트였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4일 KT 위즈와 개막전에서도 극단적 수비 시프트를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2사에서 SSG 추신수가 기습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sunday@osen.co.kr

그런데 좋은 결과만 남긴 것은 아니다. 즉 부작용이 있다. 수베로 감독은 우타자와 좌타자, 상대 타자의 타격 성향을 알아두고 경기 도중 맞춤 수비를 한다. 
이날 SSG 상대 수비 시프트를 보면 좌타자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3루수가 유격수 쪽으로 이동했고 1루와 2루 베이스 사이로 유격수와 2루수, 1루수가 자리를 잡았다. 당겨치는 좌타자를 잡기 위한 극단적인 포석이었다.
추신수 다음 우타자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에는 내야수들이 반대로 움직였다. 1루수가 2루수 자리까지 이동하고 3루와 2루 사이에 2루수, 유격수, 3루수가 배치됐다. 최정 다음 좌타자 최주환을 상대할 때에는 또 다시 내야수들이 그 반대로 움직였다.
한화 내야진은 바쁘게 움직였다. 일단 이날 극단적 수비 시프트의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우선 한화 외국인 선발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탈삼진쇼’를 펼쳤고 평범한 내야 땅볼 유도, 뜬공 등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시프트 덕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았다.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3회말 2사 2루에서 SSG 2루주자 최지훈이 한화 수비 시프트의 빈틈을 노리며 3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sunday@osen.co.kr
SSG는 한화의 수비 시프트를 깨기 위한 방법을 찾기도 했다. 추신수는 1회말 첫 타석에서 3루수가 유격수 자리까지 옮겨 있자 기습적으로 빈 곳을 향해 번트를 대기도 했다. 비록 3루 바로 앞에서 파울라인을 벗어나가 실패했지만 타구가 약간만 안쪽으로 흘렀다면 충분히 안타가 될 수 있었다.
3회말에는 발빠른 1번 타자 최지훈이 한화 수비 시프트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상황은 2사 1, 2루. 2루 주자는 최지훈이었고 1루에는 제이미 로맥이 있었다. 타석에는 좌타자 추신수. 한화 내야진은 추신수를 잡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한 상황. 한화 3루수는 유격수 자리 가까이에 있었다. 한화 선발 카펜터가 추신수와 승부에 집중할 때, 2루 주자 최지훈이 3루를 노리고 뛰었다. 한화 3루수 강경학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려고 했으나 극단적 수비 시프트로 인해 최지훈을 잡기엔 늦었다.
사실 극단적 수비 시프트의 허점은 지난 KT전에서도 나왔다. 수베로 감독은 KT의 주루 플레이가 뛰어났다고 했지만, 당시 9회말 수비 시프트에 신경쓰느라 베이스 커버가 늦고 마운드에 있던 투수 김범수는 흔들리면서 결국 적시타를 허용하고 패했다.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감독이었던 트레이 힐만 전 감독도 극단적 수비 시프트를 활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는 수베로 감독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효과를 볼지, 이 시프트를 무너뜨릴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