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이미림은 아니었지만 대형 신인 등장에 환호…ANA인스퍼레이션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4.05 10: 25

 ‘여제’ 박인비의 2주 연속 우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이미림의 타이틀 방어도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1 시즌의 첫번째 메이저 대회는 흥미진진했다. 대어급 신인이 화려하게 스타로 부상했고, 천재소녀로 이름을 날렸던 리디아 고도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계 여자 골프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주인공은 태국 출신의 패티 타바타나킷(22)이었다.
타바타나킷은 한국시간 5일 오전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에 있는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 6865야드)에서 열린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려=약 39억 9800만 원, 우승상금 46만 5,000달러=약 5억 2,4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66-69-67-68)로 우승했다. 경기가 열리는 나흘 내내 단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다.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패티 타바타나킷. /게티이미지 제공.

놀라운 것은 이 선수가 LPGA 투어에 지난해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이다. 지난 해 데뷔했지만 작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회가 얼마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신인 자격은 올 시즌에도 주어진다. 신인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군 건 LPGA 사상 14번째다.
이 대회에서 신인 선수가 우승을 한 것은 1984년 줄리 잉스터 이후 37년만이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도 2000년 캐리 웹 이후 21년만에 일어난 일이다.
패티 타바타나킷의 등장에 더 크게 환호하는 것은 이 선수가 호쾌한 장타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ANA인스퍼레이션 1~3라운드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326.2야드로 전체 출전 선수 중 단연 1위였다. 잘 맞은 타구는 360야드를 쉽게 넘어갔다. 이번 대회에서도 360야드를 넘어가는 타구가 수 차례 나왔다.
장타를 치면서도 정확도까지 뛰어났다. 그린을 공략하는 능력도 뛰어나 1~3라운드 그린 적중률은 공동 1위였다. 그렇다고 퍼트가 불안한 것도 아니었다. 3미터 내외의 중거리 퍼트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사실 이 선수가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2019년 시메트라 투어(LPGA의 2부 투어)에서 3승을 올렸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미국 무대에서 7승을 올린 바 있다.
이 선수의 후원 기업이 우리나라의 하나금융그룹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그룹은 될성부른 떡잎임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프로 전향과 함께 소속 선수로 영입했다. 
ANA인스퍼레이션 최종라운드에서는 리디아 고의 부활도 반가웠다. 리디아 고는 이날 괴력을 발휘했다. 선두 타바타나킷과 8타 뒤진 상태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이날 하루만 10타를 줄이는 맹타 끝에 16언더파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고, 이글 1개, 버디가 8개였다. 최고 기량을 뽐내던 시절 그대로였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 공동 5위를 달렸던 박인비, 9언더파 공동 2위를 달렸던 이미림은 최종라운드가 아쉬웠다. 박인비는 1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중반 이후 퍼트에 자신감이 없어지며 추격의 고삐를 늦추고 말았다.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10언더파 공동 7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미림은 이븐파에 그쳐 9언더파 공동 10위였다.
‘승부사’ 김세영이 최종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3위, 고진영은 4타를 줄여 10언더파 공동 7위에 랭크됐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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