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이대호의 인프라 개선 희망...사직구장, 리모델링 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4.05 19: 22

부산 사직구장이 정규시즌을 앞두고 새단장을 마무리 하고 있다.
선수들의 요청에 구단이 응답했고, 모처럼 부산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도 지원했다. KBO리그 최고참격인 SSG 추신수, 그리고 롯데 이대호 모두 최근 야구장 환경 개선에 대한 바람을 전했는데, 이에 앞서 사직구장은 미약하게나마 변화하고 있다.
추신수와 이대호가 야구장 환경 개선 목소리를 높이기 전, 사직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원정팀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1층 전면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원정팀 선수들의 지속적인 요청 사항이 있었다.

백스톱 거리 조정 중인 부산 사직구장/jhrae@osen.co.kr

1984년에 지어진 사직구장은 야구전용구장으로 지어지지 않았기에 동선이나 선수단 환경이 열악한 편이었다. 홈팀 클럽하우스는 새단장을 마쳤지만 원정팀의 환경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전격적으로 클럽하우스를 개보수하고 샤워시설 및 실내연습장, 투수 대기실 신설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월부터 공사에 들어갔고 오는 9일 사직 홈 개막전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아울러 그라운드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일단 홈플레이트 뒷편 백스톱까지의 거리를 조정하고 있다. 사직구장의 백스톱은 광활했다. 공식야구규칙 2.01 ‘경기장의 설정 중 본루-백스톱 거리 관련’ 조항에 의하면 “본루 뒤편 지역은 본루 뒤쪽 끝에서 백스톱까지의 거리가 60피트(18.288m) 이상이 되도록 권장하나, 쾌적한 관람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단축하는 경우라도 반드시 45피트(13.716m)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직구장은 권장 거리 이상으로 넓은 공간이었다. 
10개 구단이 메인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9개 구장 가운데 사직의 백스톱까지 거리는 가장 긴 21.68m에 달했다. 가장 짧은 인천 SSG랜더스필드(13.85m)보다 약 8m가량 길었다. 사직구장 다음에 가장 긴 백스톱도 수원인데 19.64m로 사직구장과 차이가 있었다.
롯데 포수진의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는 사항이기도 했다. 수 년간 포수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였다. 특히 블로킹에서 아쉬움이 짙었다. 폭투로 공이 백스톱까지 흘렀을 때 빠뜨린 공을 추적해야 하는 거리는 상당했고, 1루 혹은 2루에 발빠른 주자들이 있을 경우 2개의 베이스를 내주는 경우도 잦았다. 포수진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이 됐기는 하지만 부담이 컸다. 대신 야수진에는 발 빠른 야수들은 많지 않았다. 파울지역이 좁아지면 파울 뜬공 타구에 대한 이득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그동안의 손해가 더 컸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백스톱 거리를 21.68m에서 본래 규정인 18m까지 약 3m 가량 당기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물망을 당겨서 설치해 거리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지어지거나 리모델링을 진행한 구장들처럼 백스톱 뒷편 관중석을 설치하지는 않는다.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백스톱 뒤에 기록실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사직 외야 담장 최상단에 촘촘히 박힌 철제 기둥도 철거하고 바둑판 형태의 철제 그물로 교체했다. 이 역시 선수단의 경기에 영향을 주는 변수였다. 사직구장은 4.8m의 높은 답장을 가진 구장이다. 초록색 펜스 윗편에는 관중 보호를 위해 철제 기둥 형태의 구조물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펜스플레이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곤 했다. 철제 기둥에 공이 맞았을 경우 타구가 어디로 튈지 몰라서 펜스플레이에 애를 먹었다. 롯데 외야진이 가장 많은 피해를 봤다. 바둑판 형태의 철제 그물로 교체를 하면서 외야 타구 펜스플레이 변수도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구단은 관중들의 시야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교체 전 사직 외야펜스(위)-교체 휴 사직 외야펜스(아래).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번 사직구장 환경 개선 작업은 그동안 롯데 구단 주도로 진행하던 것과 달리 부산시체육시설관리소에서 진행했다. 7000만원을 지원했고 향후 구장 임대료에서 차감하는 조건이다. 선수들의 요청이 있었고 구단도 즉각 반응했다. 관리 주체도 지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진 야구장을 경험하고 한국 무대로 돌아온 추신수가 국내 야구장 환경에 일침을 가했고, 사직구장을 누구보다 많이 누볐던 이대호 역시 지난 3일, 개막을 앞두고 “(추)신수가 인터뷰 한 것을 봤다. 원정팀 샤워 시설이나 연습공간이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공간들을 만들어주면 더 편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야구장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고 새설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선거철마다 야구장 공약을 이야기 하시는데 좀 지켜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사직구장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과정인데, KBO도 힘을 보탰다. 5일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측에 신축구장 추진 검토를 위한 타당성 조사 조속한 시행, 사직구장 시설 개선 및 개보수 관련 부산시 지원,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급감에 따른 구장 사용료 추가 감면 등 사직구장 인프라 개선을 위한 요청사항을 보내며 지자체의 지원을 촉구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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