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가을야구 진출하는 날, '인삼주' 뚜껑이 열린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05 14: 29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뜻 깊은 자리에서 받은 뜻 깊은 선물을 뜻 깊은 날에 오픈할 계획이다. KIA가 가을야구를 확정짓는 그 날 그 선물이 마침내 개봉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해 이른바 ‘와인투어’를 통해 자신을 환영해준 다른 구단 감독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6월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8월 SK 박경완 감독대행까지 총 9명의 사령탑에게 감독 이름이 새겨진 박스에 와인을 넣어 선물했고, 답례품을 받으며 정을 쌓았다.
수원왕갈비, 소곡주, 감곡주, 어묵세트 등 답례품에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윌리엄스 감독이 가장 감탄한 품목은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의 대형 인삼주였다. 서양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술이기에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이렇게 큰 인삼은 처음 본다. 너무 멋진 술이라 못 마실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약 9개월이 지난 지금 인삼주는 어디에 있을까. 4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윌리엄스 감독은 “아직 내 책상 앞에 있다”고 웃으며 “목표를 달성하면 그날 뚜껑을 열 예정이다. 목표는 바로 올 시즌 5위 안에 들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도 KBO리그 9개 구단 감독들에게 ‘선물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을 직접 찾아 미국 워터포드사의 크리스탈 베이스볼을 선물했다. 야구공에 KBO로고와 ‘Manager(감독)’라는 각인을 새겨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8명의 감독들에게도 크리스탈 베이스볼을 선물할 예정.
윌리엄스 감독은 “작년에 다른 감독님들과 동료애를 느껴서 올해도 그 부분을 가져가고 싶었다”며 “감사 의미를 담아 뭔가 특별한 걸 준비하고 싶었는데 크리스탈 베이스볼이 딱 맞을 것 같다”고 시즌2로 돌아온 선물투어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받은 김태형 감독은 “준비하셨다는 걸 갑자기 알게 됐는데 잘 받았다. 나도 광주에 내려가면 하나 드릴 것”이라고 답례품 전달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와인 답례품으로 우승을 기념해 만들어진 소주를 선물한 바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남다른 정성에 올해 역시 KBO리그 사령탑 사이에 훈훈한 정이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 선물을 받으면 이에 보답하는 한국의 정서 상 올해 역시 답례품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께서 화답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준비하고 싶어서 준비하는 것”이라며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서 드리는 것뿐이다. 동료애가 담겨있는 선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