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사인' 감독 말 무시한 박건우, 역전 스리런포로 보답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4.04 21: 18

“감독님 말을 안 들어서 더 잘 됐어요.”
두산 박건우가 개막전 결승 역전 3점홈런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3B0S에서 감독과 코치의 사인이 엇갈렸지만, 결국 코치의 말이 홈런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박건우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개막전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1사 1,2루 두산 박건우가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1회 첫 타석부터 우익수 뜬공, 유격수 땅볼, 다시 우익수 뜬공에 그쳤던 박건우는 마지막 타석에서 결정적 한방을 때려냈다. 1-1로 맞선 8회 1사 1, 2루서 장현식을 만나 극적인 우월 역전 3점홈런을 쏘아올린 것. 풀카운트 끝 6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149km)를 밀어 쳐 비거리 110m짜리 결승홈런을 만들어냈다.
박건우는 경기 후 “1점만 내면 9회 (김)강률이 형이 있고, 내가 출루하면 또 뒤에 (김)재환이 형이 있으니 한 점만 내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며 “사실 홈런타자가 아니라 밀어서 치는 건 파울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홈런이 될 줄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1사 1,2루 두산 박건우가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홈런의 운명을 결정한 순간은 3B0S였다. 장현식의 제구가 흔들린 가운데 김태형 감독은 히팅, 고영민 3루코치는 웨이팅 사인을 냈다. 감독과 코치의 사인이 엇갈린 상황. 그러나 박건우는 웨이팅을 택했고, 결국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간 뒤 홈런을 쳤다.
박건우는 “감독님 말을 안 들어서 더 잘 됐다”고 웃으며 “야구는 솔직히 결과론이다. 기다린 작전이 맞았다”고 흐뭇해했다.
더그아웃에서 조언을 건넨 캡틴 오재원을 향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박건우는 “관중들이 많이 없어 벤치 소리가 잘 들렸는데 (오)재원이 형이 큰 걸 노리지 말고 짧게 치라고 말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관중들이 많이 없어 더그아웃의 조언이 잘 들린 박건우. 그러나 역으로 그 적은 관중들의 응원 소리에 힘이 났다. 박건우는 “너무 좋았다. 확실히 홈런을 치고 느낌이 달랐다”며 “아마 개막전도 무관중이었다면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같이 하니 기쁨이 두 배였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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