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번트 대면 땡큐" 수베로 감독이 박수 친 이유 [수원 톡톡]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4.04 13: 54

“강백호 같은 타자가 번트를 대면 땡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인터뷰 중 박수를 쳤다. 한화의 화두가 된 ‘포지션 파괴’ 수비 시프트를 깨기 위해 강백호(KT)가 기습 번트를 댈 수 있다는 질문을 받은 후 반색했다. 
4일 수원 KT전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와 마찬가지로 정규시즌에도 시프트를 할 것이다. 선수들의 시프트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선수들에게 데이터를 주고 알아서 움직이게 했다. 득점권 상황이나 투스트라이크 이후 조정하는 부분만 보완하면 더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기 중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cej@osen.co.kr

수비 시프트는 일종의 심리전과 같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날 인터뷰에서 “시프트를 의식하는 순간 지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며 “(강)백호가 번트를 한 번 대지 않을까. 방망이 칠 때 번트 연습을 계속 하더라”는 말로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가능성을 암시했다. 강백호는 통산 5개의 번트 안타가 있다. 
KT 강백호가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수베로 감독은 박수를 치며 “강백호는 지난해 홈런 20개 이상(23개), 2루타 30개 이상(36개) 기록한 좋은 타자다. 강백호 같이 잘 치는 타자가 4타석 모두 번트를 한다면 우리에겐 땡큐다.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며 “번트는 장타가 아니다. 홈런 타자에게 단타 4개를 주는 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타를 맞을 바에야 단타가 낫다는 생각으로 극단 시프트를 계속 가동할 계획.
한화는 지난달 25~26일 KT와의 시범경기에서도 강백호를 상대로 파격적인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유격수가 반대편으로 넘어가 우측 외야에 서고, 3루수가 유격수 자리에 위치하며 3루를 아예 비워놓는 극단 시프트를 썼다. 당시 2연전에 강백호는 번트를 시도하지 않았지만 중전 안타, 좌측 2루타로 시프트를 뚫었다. 아웃 당한 2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시프트에 걸려 아웃된 것은 없었다. 볼넷도 3개를 골라내 5번이나 출루했다. 
한편 시범경기에서 깜짝 1위(6승1패)로 돌풍을 일으킨 한화는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상 최하위로 평가받는다. 수베로 감독은 “오프시즌에 선수 영입이 없어서 그런지 작년과 같이 10위 전력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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