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막 작전? 수베로 감독이 개막 선발 꽁꽁 감춘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3.31 15: 11

외국인 감독이 주는 이미지 중 하나는 ‘정공법’이다. 굳이 전략을 감추지 않고 정면 승부하는 게 미국 정서. 20년 가까이 미국에서 야구를 해온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이 개막전 선발투수를 꽁꽁 감추는 모습은 의외라 할 만하다. 
한화는 내달 3일 수원에서 KT를 상대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4~5선발을 2명씩 짝지은 탠덤 전략을 구사하는 한화는 풀타임 선발이 라이언 카펜터, 닉 킹험, 김민우 3명이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보면 카펜터가 개막전 선발로 유력하다. 
카펜터는 2경기에서 8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6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개막전 상대인 KT를 상대로도 26일 시범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ksl0919@osne.co.kr

킹험은 우천 노게임 포함 2경기 5⅔이닝 2실점, 김민우는 2경기 8이닝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킹험과 김민우의 시범경기도 괜찮았지만 카펜터의 개막전 등판이 현재로선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사진] 킹험-카펜터 /OSEN DB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아직 개막전 선발을 확정짓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통지하지 않았다”며 “미리 발표했다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래서 개막전 선발이 바뀌게 되면 그 자리에 들어갈 선수가 자신이 대체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개막전까지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당장 두산만 해도 당초 좌완 아리엘 미란다가 개막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왼쪽 팔 뒤쪽에 근육통을 호소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우완 워커 로켓으로 개막전 선발이 바뀌었다. 
디테일에 강한 지도자답게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에도 신경을 쓴다. 28명 개막 엔트리 결정 과정에서도 마찬가지. 그는 “마지막 1~2자리를 빼곤 다 결정했다. 비슷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 (엔트리) 선택에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 2군에 내려가더라도 언제든 1군에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언제까지 결정을 미룰 수 없다. 선수도 미리 일정을 알아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목요일(4월1일)에 개막전 선발을 밝히겠다”며 개막 이틀 전 최종 결정을 예고했다. /waw@osen.co.kr
한화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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