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2출루&풀스윙’ 2군에서 개인 미션, 1군 백업 경쟁력이 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25 17: 44

2019년 10월, 롯데 2군은 NC와의 교육리그를 치르면서 생소한 단계를 뒀다. 
주로 2군 선수들이 나선 교육리그에서 구단은 선수들의 성장 잠재력과 상황별 대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석별, 이닝별 미션을 부여했다.  미션 수행 여부에 따라 적절한 보상책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2스트라이크를 지켜보고 삼진 당하지 않기’, ‘변화구만 타격하기’ 등의 미션에 선수들 모두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생소했지만 당시의 미션은 지난해 2군 선수들이 야구를 임하는 마음가짐에 변화를 줬다. 이후 코칭스태프나 구단이 지시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미션을 정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당시 교육리그에서 생소한 미션들을 수행했고 지난해 2군에서 대부분 풀타임을 소화했던 선수들은 이제 1군 엔트리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병헌의 뇌수술로 빠지며 공백이 생긴 중견수 및 외야수, 신본기가 빠진 내야 백업 자리가 이들의 주요 경쟁터다.
외야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로한은 지난해 2군에서 ‘한 경기 2출루’를 개인 미션으로 부여했다. 그는 “지난해 출루율을 가장 많이 신경 썼고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특히 삼진율을 많이 줄이려고 스스로에게 미션을 줬다”면서 “삼진을 당했을 때 실패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생각을 바꿨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볼넷을 얻으면 비슷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변화만으로 출루율이 좋아졌다. 올해도 이런 생각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강로한은 실제로 2군 타율 2할6푼8리를 기록했지만 출루율은 4할6리에 달했다. 순출루율이 1할3푼8리. 46개의 삼진을 당했지만 볼넷도 34개를 얻어냈다.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주전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유격수 백업 자리는 물론 내야 전체 백업 자리를 노리면서 김민수, 오윤석과 경쟁을 하고 있는 배성근은 “지난해 2군에서 맞히는데 급급한 스윙은 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발전이 있을 것 같아서 풀스윙을 했다. 개인적인 목표이자 미션이었다”면서 “삼진을 당하고 범타가 나오더라도 그 타석에서 내 스윙은 한 번 강하게 휘두르고 나오자는 생각을 했다. 1군에서도 강한 스윙을 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배성근은 지난해 2군 풀타임 유격수로 출장하며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했고 홈런 4개, 2루타 13개, 장타율 .416의 기록을 남겼다.
허문회 감독은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경쟁을 해야하는데 알게 모르게 경쟁 의식이 생긴 것 같다”면서 “연습경기 때는 주로 백업 선수들을 내보내 확인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생소하기만 했던 '개인 미션'은 이제 선수들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개인 미션을 수행하고 성장한 이들은 롯데의 1군 엔트리 경쟁의 새바람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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