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원 씨, 댓글 삭제할 시간에 파오차이 발언 해명 좀 [박소영의 PSY]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1.02.24 16: 20

구글 번역기에 한글로 ‘김치’를 치면 영어로 ‘Kimchi’가 검색된다. 독일어, 체코어, 네팔어, 프랑스어, 핀란드어, 심지어 일본어, 소말리어로 번역해도 같은 결과다. 다만 중국어로 검색하면 ‘파오차이’라 뜬다. 
지난해 중국 매체는 “파오차이(중국식 염장채소)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는 내용의 기사로 자신들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최근에도 한 중국 유튜버가 김치를 갖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영상에 'Chinese Cuisine'(중국 전통요리)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국내 누리꾼들을 들끓게 했다. 심지어 중국 누리꾼들이 “파오차이는 중국의 전통음식”이라고 반박해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배우 함소원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국과 중국 사이 민감한 문제는 김치뿐만이 아니다. 한복을 자국의 고유문화라 주장하는 역사 왜곡 의식을 비롯해 ‘피겨 여왕’ 김연아와 윤동주 시인도 조선족이라며 중국 출신이라는 목소리가 들려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인 함소원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 
23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함소원은 지난 3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중국인 시어머니와 홍어삼합 먹방 중 김치를 파오차이라 불렀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팬들은 실시간으로 정정 발언을 요구했지만 모두 묵살됐다고. 
글쓴이는 “실수라 생각하실 수 있으나 실시간 정정요구 모두 삭제하고 사과없이 방송도 결국 삭제했다. 항의하는 사람은 악플러라 했고 경쟁업체라 하기도 했으며 그중 몇몇은 고소 협박 DM을 받았다”며 “18일 마마가 한복 입은 사진을 올렸고 한복은 한국 것이라 언급해 달라는 댓글이 올라오니 사진을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함소원은 자신의 SNS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했지만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 댓글 등은 삭제해 크고 작은 잡음을 일으켰던 바다. 물론 지나친 악플을 삭제하는 건 계정 주인의 자유지만 함소원은 이번 파오차이 발언 관련 댓글도 모두 지우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치를 파오차이라 칭한 ***씨 방송하차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23일 폭로글과 함께 맞물려 함소원이 비난의 중심에 섰다. 민감한 중국 관련 이슈라 반응은 순식간에 커졌다.
그런데 함소원은 해명과 사과 대신 마이웨이를 걸었다. 자신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 오르고 비난 기사와 반응이 쏟아지자 딸 혜정의 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래도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급기야 “#김치”라는 짧은 메시지와 함께 김치 인증샷을 게재했다. 
황당한 함소원의 대응방식을 지켜보다 보니 지난달 갑작스럽게 실언 논란에 휩싸인 김새롬이 떠오른다. 
지난달 2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학대 받다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다시 한번 다룬 가운데 같은 시각 김새롬은 홈쇼핑 채널에 나와 "'그것이 알고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휘말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말실수였지만 전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정인이 관련 발언이라 후폭풍은 엄청났다. 결국 김새롬은 새벽 생방송을 마치자 마자 “방금 전 마친 생방송 진행 중 타 프로그램에 대한 저의 언급에 대하여 반성하는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라는 글을 SNS에 적었다. 
그리고는 “오늘의 주제가 저 또한 많이 가슴 아파했고 많이 분노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고 또 몰랐더라도 프로그램 특성상 늘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제 자신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며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반성하겠다고 했다. 
이 일로 김새롬은 SNS 활동을 한 달째 멈춘 상황이다. 해당 홈쇼핑 측도 직접 사과했고 “고객님과 공감하고 함께 하는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당 프로그램의 잠정 중단을 결정한다. 다시 한번 고객님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누구나 말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새롬은 즉시 사태를 파악해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함소원은 그렇지 않았다. 김새롬이 발빠른 사과로 뿔난 넷심을 다독거린 반면 함소원은 다소 황당한 마이웨이로 국민청원 글 주인공이 됐다. 
대중은 해시태그 단 김치 단어가 아닌 그의 입으로 해명과 사과를 듣고 싶을 뿐이다. 이 시간에도 그의 방송하차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 동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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