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녀 츄, 학폭 무고 사건..피해자는 대체 누구인가 [장우영의 단짠단짠]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1.02.24 12: 36

이달의 소녀 츄에게 '학교 폭력(학폭)' 의혹을 제기하고, 소속사에서 이를 부인하자 추가 폭로까지 하던 글쓴이 A씨. 그저 '과장된 내용', '기억이 각색되고 변한 것 같다'는 말로 용서를 바라는 것일까. 이는 '이때싶'(이때다 싶어) '학폭'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허위사실을 사실로 둔갑시키고 주장한 이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제가 적었던 모든 내용은 과장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김지우(츄)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고, 그 뒤 시간이 흐르다보니 기억이 각색되고 변한 것 같습니다. 처음 글을 쓰고 뭔가 잘못 되었다고 느꼈을 때 글을 내렸어야 했는데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블록베리와 이달소 츄, 그 외 멤버들 그리고 팬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학폭과 관련된 다른 모든 글들은 삭제하겠습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일이 이렇게 커질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다시 한 번 이달소 츄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룹 이달의소녀 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A씨는 앞서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츄가 초등학생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이간질하고 따돌림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츄 측이 학폭 의혹을 부인하자 "사실 글을 처음 올릴 때부터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일부분은 인정했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제가 기다렸던 김지우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라며 씁쓸해했다.
또한 A씨는 폭로글을 올린 뒤 연락이 끊겼던 동창에게서 연락이 왔다면서 "츄에게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까지 바라지 않을테니 그냥 뒤로라도 조용히 사과해줄 수 없을까?"라며 감정적으로 호소하며 여론을 선동했다.
그룹 이달의소녀 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총 세 번에 걸친 폭로. 그러나 모든 건 허위사실이었다. A씨는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측이 "24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죄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한 뒤 사과문을 올리고 자신이 쓴 글들을 모두 삭제, 두 번의 사과문을 올리며 모든 게 거짓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단순히 츄가 자신과 과거에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이때다 싶어 '학폭' 프레임을 걸어 악의적으로 흠집을 내고 자신의 기억을 각색해 뒤집어 씌웠다. 이 때문에 츄의 이름은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학폭' 등이 따라 붙어 이미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발랄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사랑 받았던 츄에게는 각색되고 과장된 A씨의 주장에 의해 '학폭'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지고 말았다. A씨는 세 번의 폭로를 통해 츄를 학폭 뿐만 아니라 도벽, 악질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버렸다. A씨는 학폭으로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허위 사실로 피해를 입은 '진짜 피해자'는 누구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룹 이달의소녀 츄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sunday@osen.co.kr
폭로와 글 삭제, 사과문 게재까지. A씨가 이틀에 걸쳐 보여준 행동은 일반적인 악플러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악의적으로 음해‧비방하며 여론을 선동한 뒤 소속사에서 강경 대응 입장이 나오자 선처를 바라며 원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는 것. 한때, 선처가 미덕인 것처럼 여겨진 적도 있다. 하지만 선처를 했음에도 같은 피해로 상처을 입은 이들도 부지기수다. 몇 년 전 사실무근으로 확인되고, 법적 조치를 취하려다 선처한 이들 중 최근 다시 그때의 일이 끌올(끌어 올리다) 되면서 상처를 받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선처 없는 강경 대응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학폭'이 진실이라면 용서 받을 수 없지만, 이를 악용해 상대를 깎아내리고 음해하는 '허위사실'도 용서 받을 수 없다.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측은 24일 "(사과문과 관계 없이) 고소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츄의 학교 폭력 무고 사건은 지금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는 '학투'(학교폭력+미투) 사태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과 거짓 사이에서 혼동하는 이들에게 좀 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선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폭로한 자의 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