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나라, 첫 사극 도전 '암행어사'..긴장 보다 설렘 가득했던 이유(종합)[인터뷰]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1.02.23 09: 12

 수준급 연기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들도 하나의 인생작을 만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몰입도 높은 연기는 물론, 좋은 제작진과 동료, 더 나아가 운까지 따라야하기 때문에 연기 경력과 인생작 수가 비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배우 권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작품 선구안이 좋다'라는 말이 따를 정도로 매 출연 작품마다 시청률 흥행을 견인하고 있는 것. '나의 아저씨', '닥터 프리즈너', '이태원 클라쓰',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이하 '암행어사') 등의 필모그래피가 이를 증명한다. 
특히 지난 9일 종영한 KBS 2TV '암행어사'는 권나라에게 더욱더 뜻깊다. 배우로서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작품이기 때문. 사극은 호흡과 발성을 시작으로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현대극과 많은 차이가 나 수많은 배우들도 어려워하는 장르지만 권나라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암행어사'도 인기 드라마 흥행 반열에 올려놓으며 '믿고 보는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 첫방 전 '암행어사' 시청률 공약이었던 13%를 넘어 마지막회에서는 14%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으며 즐겁게 촬영해서 그런지 아직도 많이 시원섭섭하다. 촬영이 끝난 것 같지 않다. 내일이면 다시 촬영장에 나가야할 것만 같고, 한복을 입어야 할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 '암행어사'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이다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어사단이 사건∙사고를 찾아다니면서 해결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사이다 장면과 이이경, 김명수와의 우당탕탕 어사단 케미를 많이 예뻐해주신 것 같다."
- 권나라의 첫 사극 도전이었던 '암행어사'. 본인의 사극 연기를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시작이 반'이기 때문에 50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 50점은 앞으로 다양하고 좋은 작품을 통해 채워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어사단의 케미를 더욱더 재밌게 표현해볼걸'이라는 아쉬움도 많았다. 갈수록 김명수, 이이경과 점점 친해지다보니까 후반부에서는 찐웃음이 많이 나와서 '첫회부터 다시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실제로 이이경, 김명수와 '아쉽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 김명수와 로맨스는 어땠나.
"김명수와 동갑이고 생일도 같다. 친구와 같은 작품을 통해 호흡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김명수는 섬세하고 배려심 넘치는 친구다. 촬영하면서 챙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똑같이 추운데도 내가 떨고 있으면 본인 핫팩을 챙겨주기도 했다. 편안함도 있고 배려를 많이 해주다보니까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다."
- 실제 이상형과 성이겸(김명수 분)을 비교해본다면.
"다인이에게 성의겸은 처음에는 개차반으로 보였지만 점점 빠져들게 되는 케이스다. 나의 실제 이상형은 배려심 넘치고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이다. 외모 보다 성격을 중요시한다. 그러다보니 다인이가 본 이겸의 첫 모습보다 이후의 모습들이 내 이상형에 가까운 것 같다. 이겸의 외모는 백점 만점에 백점이다. 잘생겼다." 
- 그렇다면 홍다인과 권나라의 성격 싱크로율은.
"다인이는 용감무쌍하고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맞서는 캐릭터다. 물론 권나라에게도 정의롭고 용감해지고 싶은 마음이 많지만, 사실 겁쟁이라 다인이처럼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 때문에 다인과 반대되는 성격인 것 같지만 쾌활하고 웃음이 많은 건 닮았다. 반반인 것 같다."
- '닥터 프리즈너', '이태원 클라쓰', '암행어사'까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권나라만의 흥행 비법이 있나.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매 작품마다 좋은 선배님들과 동료 친구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내가 생각했을 땐 항상 작품마다 케미가 다 좋았던 것 같다. 작품 안에서의 가족같은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 모습들을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셔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이제는 어엿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배우로서 권나라의 장점이 있나.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다. 연기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점점 성장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많은 선배님들의 도움도 받았고 본받고 싶다. 작품을 끝낸 후 쉬면서도 연기 레슨을 받고 있다. 다음 작품에서는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 매년 꾸준히 2개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작품 선택에 있어서는 마음이 시키는대로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면서 '머릿속으론 이런 그림이 그려지는데 어떻게 나올까?'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컸던 작품들에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감독님께서 먼저 제안해주시기도 했고, 좋은 배우분들도 많이 만났다. 매 작품을 통해 만나는 선배님들을 롤모델로 삼고 촬영을 했는데 그분들한테 힘을 많이 받고 있다."
- 현재 롤모델은 누구인가.
"항상 출연하는 작품마다 롤모델 선배님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안내상 선배님, 김명수 선배님이다. 특히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던 안내상 선배님은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이 어려워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었는데 먼저 다가오셔서 '다인아 괜찮다. 너무 좋았다. 어쩜 그렇게 잘 웃니' 등의 칭찬을 해주셨다. 그래서 나중에는 용기를 얻어 선배님한테 먼저 가서 많이 여쭤보기도 했다. 안내상 선배님 촬영 마지막날 꽃다발을 챙겨드리기도 했다. 당시 선배님께서 '배우한테 꽃다발 처음 받아봤다'고 하셨다. '이거 너 생각이니?' 물어보셔서 '진짜 제 생각이에요. 제 찐마음이에요'라고 하니까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나중에 더 좋은 작품에서 또 뵐게요'라고 하면서 아쉬운 인사를 했다."
- 권나라에게 '암행어사'란.
"다른 어떤 작품보다 긴장을 덜한 것 같다. '항상 잘하고 싶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커서 매번 긴장을 하며 촬영장에 갔었다. 하지만 '암행어사'는 대부분 또래 배우이기도 하고 애초에 많이 친해진 후 촬영을 시작해서 긴장보다는 설렘을 많이 느꼈다. 나에게 '암행어사'는 긴장을 덜한 만큼 실컷 웃으면서 촬영했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좋은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을 만나기도 했고 좋은 선배님, 또래들을 만나서 마음이 따뜻하게 남을 것 같다."
- 차기작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암행어사'가 사극이다보니까 승마, 액션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극 중 다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많아 아쉽다. 다음 작품에서는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 배웠던 액션, 무술, 승마 등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seunghun@osen.co.kr
[사진] A-MAN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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