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K리그1 미디어데이, 방송 사고에 묻힌 감독-선수들의 '썰전'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1.02.23 06: 32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1 12팀이 저마다의 각오를 내놓았지만 비대면 미디어데이는 어수선하게 진행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을 앞두고 22일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K리그1은 오는 27일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2021시즌 일정이 시작된다. 미디어데이는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개막일인 27일엔 전북과 서울, 대구FC와 수원FC가 맞붙는다. 28일엔 포항 스틸러스-인천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광주FC, 3월 1일엔 울산 현대-강원FC, 성남FC-제주 유나이티드 경기가 열린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각 팀 사령탑과 주장들이 시즌 개막 각오를 밝힌 후 경기 순서에 따라 미디어데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과 주장 홍정호, 서울의 박진섭 감독과 주장 기성용이 개막전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전북과 서울은 치열한 라이벌의 맞대결답게 사전 인터뷰에서부터 재미를 자아냈다. 선수 시절부터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던 김상식 감독이 “홈 데뷔전이니 살살 해 달라”며 운을 띄웠고, 박진섭 감독 역시 “나도 데뷔전이다”라며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주장들의 설전도 볼만했다. 전북의 주장 홍정호가 “기성용 선수의 택배 배송은 전북에서는 배달이 안 될 것”이라며 도발했다. 기성용 역시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미디어데이부터 ‘전설매치’가 뜨거워졌지만 아쉬운 방송 환경이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행사 진행 내내 음향이 고르지 않았지만 대구와 수원FC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질 때부터는 화면 연결도 고르지 않았다. 심지어 인터뷰 도중 화면 송출이 중단되는 ‘방송사고’까지 발생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과 제주 경기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질 때에는 음향 문제로 김남일 감독의 발언이 들리지 않았다. 김남일 감독은 반복해서 말을 해야 했고, 중간 중간 “제 말이 들리시나요?”라며 물었다. 결국 김남일 감독은 주장 서보민과 마이크를 나누어 사용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방송 사고에 가려졌지만 전북과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인터뷰 내용도 주목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인천 주장 김도혁은 “지난 7년 동안 개막전 승리가 없다. 올해야 말로 승리하겠다”라며 “우선 과제는 포항전 승리”라고 말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징크스는 쉽게 깨지는 게 아니더라 홈에서 반드시 인천을 잡겠다”라며 김도혁의 말에 응수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지지 않고 “감독 부임 이후 1라운드에서 한 번도 패한 적 없다”라며 주장 김도혁의 말에 힘을 보탰다. 
김남일 성남 감독도 화끈한 입담을 선보였다. "서보민에게 4년 연속 주장을 준 이유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너무 못 뛰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라며 "아무래도 남기일 감독과 훈련 여파가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기일 감독이 성남에 좋은 추억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 맞대결 이후 좋지 못한 기억만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은 미디어데이였지만 잇단 방송사고에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행사를 지켜본 팬들은 댓글을 통해 음향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덩달아 K리그2 구단이 긴장하고 있다. 23일엔 K리그2 미디어데이가 열린다. 1부리그 승격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리그2를 향한 팬들의 관심도 뜨거울 전망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모 K리그2 구단 관계자는 "K리그1 미디어데이를 보고 급하게 방송 장비를 점검했다. 인터뷰 진행 장소의 인터넷 속도도 다시 체크할 것"이라며 "시즌 첫 행사라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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