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남자' 이시강 "차서준 죽음, 처음엔 납득하기 어려웠다"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1.02.21 16: 36

“행복한 역할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 너무 신기했어요.”
배우 이시강이 ‘비밀의 남자’를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재벌 2세로 남 부러울 것 없는 캐릭터 같았지만 알고보니 역대급으로 짠했던 캐릭터였던 것. 이시강의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 캐릭터에 시청자들도 공감했고, “다음에는 행복한 역할 하셨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비밀의 남자’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는 이시강을 만났다.
이시강은 최근 OSEN과 만나 지난 10일 종영한 KBS2 새 일일드라마 ‘비밀의 남자’(극본 이정대, 연출 신창석) 종영 소감과 차서준을 연기하면서 겪었던 신기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배우 이시강. /jpenws@osen.co.kr

‘비밀의 남자’는 사고로 일곱 살의 지능을 갖게 된 한 남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을 마주하며 복수를 위해 질주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21.3%(105회,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지난 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시강은 ‘비밀의 남자’에서 재벌 기업 후계자 차서준 역을 연기했다. 재벌 기업 회장 자우석(홍일권)과 장애인복지재단 이사장 주화연(김희정)의 외동 아들로, 안하무인, 천방지축, 바람둥이 등 재벌 3세의 악질 조건은 다 갖췄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뒤 감춰뒀던 순애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본에서 아이돌 그룹 키노로 데뷔한 뒤 배우로 전향해 SBS ‘해피시스터즈’ 등을 통해 ‘아줌마들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주목을 받은 이시강은 ‘비밀의 남자’를 통해 차서준이 겪는 감정 변화를 몰입도 있게 그려내며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배우 이시강. /jpenws@osen.co.kr
▲ “‘비밀의 남자’, 신선해서 더 많이 좋아해주신 듯”
먼저 이시강은 “7개월 동안 열심히 촬영을 했고, 코로나19 등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참여하는 작품이 모두 잘 될 수는 없는데, 잘 되어서 너무 감사하고, 경이로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선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비밀의 남자’는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방송된 드라마 중 ‘비밀의 남자’보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 건 SBS ‘펜트하우스’ 정도로, 그만큼 ‘비밀의 남자’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시강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배우들끼리도 너무 친했다. 매번 시청률을 새로 쓰기 때문에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비밀의 남자’는 신선했던 것 같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가 출중해서 시청자 분들이 더 몰입하셔서 보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짚었다.
배우 이시강. /jpenws@osen.co.kr
▲ “차서준, 역대급으로 불쌍한 캐릭터라고 하시던데요?”
이시강은 ‘비밀의 남자’를 통해 처음 죽음을 경험했다. 차서준이 이태풍(강은탁)을 살리려다가 사망한 것. 주연 캐릭터의 죽음에 시청자들도 ‘멘붕’을 겪었지만, 연기를 해야했던 이시강도 ‘멘붕’에 빠진 건 마찬가지였다. 이시강은 “PD님께서 ‘차서준이 죽는다’고 연락을 주셨다. 그렇지 않아도 불쌍한 캐릭터인데 죽는다고 했을 때 납득하기 어려웠고, 동료 배우들도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이시강은 “배우들도 그렇고, 스태프 분들도 역대급으로 제일 불쌍한 캐릭터 같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시청자 분들도 ‘다음 작품에서는 이시강이 행복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해주셨다. 그만큼 이시강과 차서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시강은 “차서준의 결말은 나도 궁금했다. 이태풍, 한유정(엄헌경), 한유라(이채영), 주화연(김희정)의 엔딩은 어느 정도 해피엔딩과 권선징악으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차서준의 경우에는 외국으로 떠나는 정도가 가능했을 것 같은데, 죽음으로 마무리 되어서 많이 놀랐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죽음이 아닌,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죽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이시강. /jpenws@osen.co.kr
▲ “눈빛 깊어지니 몰입도 높아져, 차서준 통해 많이 배웠다”
‘역대급 짠한 캐릭터’ 차서준. 이시강은 차서준을 통해 많이 성장하고 배웠다. 그는 “하나의 캐릭터를 가진 것보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많은 걸 연기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서준을 연기하는 건 녹록치 않았다. 이시강은 “감정 연기가 많이 어려웠다. 계속 사건이 터지면서 차서준이 많이 얻어 맞았다”며 “빠른 전개보다 어려웠고 고민을 했던 건 차서준이 받은 아픔을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스스로 대본을 많이 읽고 표현도 해봤는데, 나중에는 김희정 선배님의 눈을 보기 시작했다. 그랬는데 정말 잘 나온 부분이 많다. 김희정 선배님 손 한번 잡았는데 눈물이 떨어지는 등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시강은 40부를 넘어가면서 눈빛이 깊어졌고,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이시강은 “눈빛이 깊어지는 순간 연기력이 깊어진다. 눈빛 연기가 연기의 끝점이라고 생각하는데, 40부부터 눈빛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한 캐릭터로 다이내믹한 감정선을 겪기 쉽지 않는데, 숙제를 해결하다보니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이시강. /jpenws@osen.co.kr
▲ “연기,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생각”
‘비밀의 남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차서준으로 한단계 더 성장한 이시강이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 점수를 ‘50점’으로 설명했다. 항상 아쉽다는 게 그 이유다.
이시강은 “좋았던 점도 있지만, 항상 아쉬웠다. 아쉬워서 혼자 자책을 많이 했다. 생각대로 안되는 점도 많아 어렵다고 할 때가 많았다”며 “하지만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좋게 화면에 비춰진 것 같다. 연기는 죽을 때까지 배울 생각으로 하고 있기에 늘 덤덤하게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의 연기를 만히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강은 “차서준은 정말 불쌍한 캐릭터로 정점을 찍지 않았나 싶다. 다음 작품에는 행복한 역할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들을 보면 모두에게 짠했던 캐릭터인 것 같다. 나도 차서준을 잘 보내주고, 차서준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시강은 “시청자 분들이 차서준에게 많이 공감해주신 만큼 너무 감사하다. 뿔쌍한 엔딩으로 많이들 슬퍼하셨을 것 같은데 작품이니까 너무 오래 빠져있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배우 이시강은 다음 작품 또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겠다. 응원해주시고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lnino8919@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