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살얼음’ 배구계 만연한 폭력, 이번에는 끊어야한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2.20 16: 12

한국 배구계가 매일매일 터지는 학교 폭력과 폭행 논란에 떨고 있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시즌은 커녕 정규시즌조차 도중에 중단해야 했던 V리그는 올 시즌 흥행 대박을 기대했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연경이 한국에 돌아오면서 배구를 향한 대중의 전반적인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연경, 이재영, 이다영이 모인 흥국생명은 슈퍼팀으로 불리며 여자배구의 인기를 견인했다. 시즌 초반에는 개막 10연승을 달리며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흥국생명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흥국생명의 대항마로 떠오른 GS칼텍스를 비롯한 다른 팀들의 인기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삼성화재 박상하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 soul1014@osen.co.co.kr

하지만 흥국생명에 내부 불화가 일어났고 이는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 폭력 사실이 폭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은 끝에 결국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 폭력 논란은 배구계 전반의 ‘학폭미투’로 이어졌다. OK금융그룹 송명근과 심경섭도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선수들 스스로 올 시즌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전력 박철우는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의 폭행 사례를 공개하며 배구계에 폭력이 만연해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19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삼성화재 박상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다만 박상하는 학교 폭력 사실을 부인했고 삼성화재는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박상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끊임없이 학교 폭력 논란이 터져 나오는 것은 그동안 배구계에 폭력이 만연해있었다는 방증이다. 학교 폭력 논란이 터진 지금까지도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주장이 있고, 대학체육회에서도 이재영과 이다영의 재능을 지켜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봐도 학교 폭력과 폭행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한국 체육계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박철우는 “나도 배구계가 이렇게 안좋은 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게 싫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스포츠, 배구계에 만연해 있는 악습을 뿌리 뽑아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구계를 비롯한 한국 스포츠계는 이번 기회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폭력의 악습을 끊어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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