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이 한화 안 와서 좋냐구요?" 절친 정진호의 솔직한 대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9 17: 20

한화 외야수 정진호(33)는 2019년 시즌을 마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을 떠났다. 가장 아쉬워했던 팀 동료는 2년 후배 외야수 정수빈(두산). 절친한 선배의 이적에 눈물까지 훔칠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남다른 우애를 자랑하는 두 선수는 올 시즌 한화에서 같이 뛸 뻔했다. 지난겨울 한화는 FA 자격을 얻은 정수빈에게 접촉했다. 외야 보강을 위해 러브콜을 보냈지만 정수빈은 6년 계약을 제시한 두산에 남았다. 정진호와 재회도 불발됐다. 
친한 동생과 다시 한 팀이 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정진호에겐 나쁠 게 없는 소식. 두산 시절에도 정수빈, 박건우, 김재환 등 강력한 외야수들 사이에서 주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진호로선 정수빈의 가세를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었다. 

2018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정진호가 선제 솔로포를 날리고 정수빈과 기뻐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비시즌에도 정수빈과 일주일에 3~4차례 만났다는 정진호는 “만약 수빈이가 우리 팀에 왔다면 전력에 플러스가 됐을 것이다. 나도 잘해서 같이 경기에 나가면 좋았을 것이다”면서도 “수빈이가 안 오면서 내게 한 번이라도 더 기회가 올 수 있게 있다. 뭐가 더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화 정진호가 유연성 훈련을 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정수빈 영입이 불발된 한화 외야는 기회의 땅이 됐다. 이용규를 비롯해 기존 외야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외국인 타자도 내야수 라이온 힐리를 뽑은 한화 외야는 모든 선수들에게 문이 열렸다. 리빌딩 중인 팀 기조상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가겠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기존 선수들의 성과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진호는 “외야수들의 훈련 분위기가 좋다. 선의의 경쟁이다. 누구도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속으로 이를 악물고 있다”며 “나 역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자리를 차지해야 기록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다”고 주전 의지를 드러냈다. 
주전 쟁취를 위해 타격을 살리는 방향으로 간다. 정진호는 “지난해 더 많은 안타를 치고, 타점을 올렸어야 했는데 아쉬운 시즌이었다”며 “주루도 열심히 뛰어야 하지만, 외야수는 방망이가 첫 번째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정진호가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메이저리그 출신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워싱턴 코치는 “땅볼보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겨우내 벌크업도 한 정진호는 “장타율과 출루율에도 신경을 써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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