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형준 나이때 저렇게 던졌을까?” 국보의 극찬 [오!쎈 기장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19 14: 15

KT 위즈가 19일 부산시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2021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에 나섰다.이강철 감독과 선동열 감독이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youngrae@osen.co.kr
기장에 뜬 ‘국보’의 눈썰미는 매서웠다.
선동열 전 감독은 19일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참관했다. 지난 17일 처음으로 KT 캠프에 합류했지만  강추위로 투수들의 불펜 피칭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선동열 전 감독은 KT 투수들의 투구 모습을 이날 직접 처음 지켜봤다.
선 전 감독 앞에서 이날 좌완 심재민, 우완 박시영, 류희운, 김민수, 소형준, 한차현 등 6명이 불펜 피칭을 펼쳤다. 그는 투수들의 투구 메커니즘을 유심히 관찰했고 좋은 폼과 공이 나왔을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스크 속에서도 감출 수 없는 미소를 띄었다. 피칭이 끝나면 선수들과 일일이 피드백 시간을 가졌고 선수들 역시 ‘국보’의 족집게 과외를 경청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선 전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KT 투수진의 모습에 흡족해 했다는 것. 그는 “자기 몸 관리를 정말 잘 해왔다. 앞서 이틀 동안은 캐치볼 하는 것만 봤다”면서 “2월1일부터 캠프를 시작하고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비시즌에 몸을 잘 만든 것 같다. 이제 젊은 선수들이 프로화 됐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 몸 만들고 2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합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투수들만 봤지만 선수들이 정말 계획적으로 자신의 루틴을 가지고 밸런스 위주로 공을 던지더라”면서 “또한 경험과 직관적이었던 프로야구가 이제는 데이터를 갖고 한다는 게 정말 잘 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투구 추적 데이터를 쌓는 랩소도를 설치했고, 선 전 감독은 실시간으로 랩소도의 데이터들을 확인하며 투수들의 투구를 눈에 담았다.
아무래도 선 전 감독의 KT 캠프 방문에 관심이 쏠린 것은 지난해 13승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과의 만남 때문. 마지막으로 불펜 피칭을 실시한 소형준은 이후 선동열 전 감독과 긴 대화를 나누며 피드백을 마쳤다.
레전드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소형준은 “선 전 감독님께서 밸런스가 일정하다고 하셨다. 칭찬만 들은 것 같다”며 쑥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소형준이 갖고 있는 자질이 뛰어나다는 의미. 소형준에 대한 질문에 국보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소형준은 몸이 부드러운 것 같다. 폼 자체도 부드럽고 유연하다. 그만큼 부상 우려가 없다. 향후 15~20년을 더 던질 수 있지만 부상이 없을 타입이다. 어떤 공을 던져도 일정한 공을 던진다. 상당히 좋다”고 칭찬했다.
이어 자신의 20살 시절과 비교하며 소형준은 더 대성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 전 감독은 “TV에서 던지는 것만 보고 실제로는 처음 봤다. 플레이오프 때 던지는 것을 보니, 긴장도 안하더라. ‘대학교 1학년 나이의 선수가 어떻게 저렇게 던질 수 있을까?’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소형준을 보면서 내 나이 때를 생각해보게 됐다. 저 나이때 나는 저렇게 던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저 나이때는 힘으로만 던진다. 나는 소형준처럼 던지지 않았다”면서 “많은 취재진이 있고 사람들이 많으면 긴장도 되고 못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하지만 소형준은 자기가 생각했던 루틴대로 공을 던진다. 힘으로 던지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극찬을 이어갔다.
선 전 감독은 23일까지 KT 캠프에 머무른다. 다음 턴부터는 라이브 피칭도 지켜볼 계획이다. 아울러 선수단 숙소에서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질 전망이다. 선 전 감독은 “다음 턴때는 이강철 감독과 상의를 하고 숙소에서 내 경험담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미팅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말하며 ‘국보’의 레슨이 상세하게 진행될 것을 얘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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