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의 간청 "양의지만한 주장 어디있나. 좋을 때 1년 더" [오!쎈 창원캠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2.19 10: 29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싫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NC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34)는 지난 연말 신분에 변화가 생겼다. KBO리그 전체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회장으로 선출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팀의 주장까지 맡게 됐으니 양의지의 올해는 양쪽 어깨에 무거운 짐이 생겼다.
이미 지난해 주장으로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양의지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장 역할을 맡았지만 선수들의 군기반장이면서 필요할 때 조언을 해주는 조력자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여우 같은 주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다만, 올해는 선수협 회장까지 맡으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없다.

10일 오전 NC 다이노스가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 NC 이동욱 감독과 양의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ksl0919@osen.co.kr

양의지는 선수협 회장을 맡고 나서 내심 올해 주장직을 내려놓기를 바랐다. 그는 “선수협 회장이 되고 주장으로 부담을 주시면 안된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격하게 싫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께서는 지난해 우승을 했으니 좋을 때 한 번 더 하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1년 더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차기 주장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사실 (노)진혁이를 주장하면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유격수로 팀의 중심에서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귀띔했다.
이동욱 감독은 “격하게 싫다고는 안했다”며 양의지의 발언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내 “양의지보다 더 좋은 주장이 어딨나. 없다. 팀을 이끄는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 우승도 했다. 성적을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사령탑 입장에서의 목표다”며 “그래서 (양)의지에게 부탁을 했다.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 했기 때문에 나도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동욱 감독은 양의지에게 간청한 것. 사령탑이 보기에는 ‘천상 리더’였던 양의지다. 더도 없이 딱 1년 만 양의지에게 캡틴의 중책을 맡길 예정이다. 그는 “물론 다른 좋은 선수도 있지만 현재는 양의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년만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 올해까지만 주장을 맡길 것이다”면서 “선수협 회장도 하고 힘들겠지만 그것은 양의지의 역할이다. 하지만 의지는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장 첫 시즌, 일단 우승을 했기에 양의지는 부담을 덜었다. 주장을 해봤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에 적용시켰다. 그는 “처음 주장을 해서 걱정이 많았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이재원(SK), 유한준 형(KT)등에게 물어보면서 했더니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제는 어떤 역할을 하면 팀에 도움이 되고 어떻게 소통을 해야하는지 알게 됐다. 덜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첫 시즌에 주장으로 우승을 해서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언을 구했고 자신만의 주장 스타일을 적립했다.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편하게 다가선다. 주장의 위엄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어린 친구들과 나이 차이가 이제는 15살씩 차이가 난다. 아직 젊은 친구들은 어려워 하는 것은 있다. 밝게 인사만 하고 터치는 많이 안한다”면서도 “모범을 보이면서도 조금 어려워 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주장이 너무 가벼워지면 안된다”는 지론을 밝혔다.
사령탑도 그리고 주장도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는 똑같다. 수성이 아닌 도전이다. 그는 “매년 우승을 하고 싶다. 하지만 나태해지지 않고 자만심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더 잘하고 싶다”면서도 “2연패를 하겠다는 말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다시 도전하는 NC가 된다는 것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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