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송명근-심경섭' 학폭 추락, 배구계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2.15 20: 11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인기를 구가 중인 배구가 ‘학교 폭력’이라는 대형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 
배구계가 학폭 이슈로 떠들썩하다. 여자부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26), 이다영(26)이 과거 학폭 문제로 지난 10일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가해 사실을 인정한 뒤 3일 만에 남자부에서도 사건이 발생했다. 
OK금융그룹의 공격수 송명근(28), 심경섭(30)이 13일 구단을 통해 학교 폭력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송명근은 송림고 재학 시절 폭력으로 신체적 피해를 입힌 과거가 드러났고, 심경섭도 송림중 시절 폭언과 폭행을 인정하며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2016년 V-리그 시상식에서 이재영(왼쪽)과 송명근 /rumi@osen.co.kr

‘학폭’ 연루 선수들 모두 엄벌을 피하지 못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선수단 숙소를 떠나 자숙에 들어갔다. 흥국생명 구단은 15일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OK금융그룹도 선수들이 사죄의 의미로 잔여 경기를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리그 차원에서 추가 징계를 고심 중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는 대한민국배구협회 규정에 따라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큰 악재다. 
V-리그 인기를 이끌던 스타 선수들이라 리그 흥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시대가 길어지고 있지만 시청률에서 또 다른 겨울 스포츠 농구를 압도할 만큼 배구는 지속적인 인기 상승 구간에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중범죄로 인식될 만큼 민감한 학폭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리그를 뒤흔들 대형 악재로 떠올랐다. 
1세트 승리후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이야기를 나누며 코트를 이동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여자배구 흥행의 중심에 있던 스타 쌍둥이였다. 이재영은 신인상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MVP 2회, 챔프전 MVP 1회, 올스타 MVP 1회, 베스트7 5회에 빛나는 최고 레프트로 활약했다. 세터 이다영도 올스타 MVP 1회, 베스트7 3회를 받았다. 올 시즌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FA 이적, 같은 팀이 되면서 화제 몰이를 했다. 
송명근도 2014~2015시즌 챔프전 MVP를 차지하는 등 OK금융그룹의 2년 연속 우승에 중심으로 활약하며 주장까지 맡았다. 심경섭도 OK금융그룹의 우승 멤버로 주장을 맡을 정도로 팀 내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었다. 
이들은 뛰어난 실력만큼 남다른 개성과 톡톡 튀는 매력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다영은 올스타 세레머니상만 두 번이나 받았고, 송명근도 한 차례 받았다. 볼거리를 제공한 스타였지만 학폭이란 어두운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당장 V-리그에도 미칠 파장이 크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빠진 흥국생명은 여자부 1위 수성이 불확실해졌고, 남자부 3위 OK금융그룹도 송명근의 이탈로 비상이 걸렸다. 배구 외적인 문제로 판도 자체가 바뀌면서 리그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팬들의 실망감이 크다. 
무엇보다 손상된 리그 이미지 손실이 뼈아프다. 연맹은 대한민국배구협회 산하 초·중·고·대학 연맹과 협의해 학교폭력 근절 방안을 찾기로 했지만, 구겨진 리그 품위와 싸늘해진 팬심을 되돌리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waw@osen.co.kr
2세트 OK금융그룹 송명근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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