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결심' 채태인, "'채태인은 말뚝'이라는 선동렬 감독님의 말씀 아직도 생생" [오!쎈 인터뷰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1.22 05: 33

해외파 출신 채태인(39)이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지난해 11월 SK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채태인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현역 생활을 연장할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더 이상 기회를 얻지 못해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했다. 
채태인은 개성고 시절 좌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고 2001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으나 왼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2005년 7월 퇴출 통보를 받았다.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을 통해 삼성에 입단한 뒤 타자로 전향했다.
첫해 성적은 2할2푼1리(77타수 17안타) 1홈런 10타점 6득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교체를 이끌었다. 채태인은 2016년 3월 김대우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했고 2년간 넥센의 주축 타자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18년 1월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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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에서 현역 연장 기회를 얻은 채태인은 지난해 7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1리(160타수 45안타) 7홈런 24타점 11득점 OPS .836을 기록했다. 다음은 채태인과 일문일답. 
-SK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뒤 현역 연장 의사를 보였다가 은퇴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원래 은퇴하려고 했었다.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시즌 후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아내에게 전화걸어 '인제 그만둘 때가 됐다'고 했더니 눈물을 쏟아낸 뒤 '정말 고생했다. 당분간 야구 생각하지 말고 푹 쉬라'고 하더라. 아내와 딸 그리고 아들에게 정말 고맙고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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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뛰면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야구를 하다 보니 마흔 살까지 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0년을 채우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선수 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고마운 분은 누구인가.  
▲(개성고 대선배인) 김응룡 사장님께 가장 감사드린다. 내겐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은인이다. 김응룡 사장님 덕분에 야구 선수 채태인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다면. 
▲나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신 선동렬 감독님도 잊을 수 없다. '내가 감독으로 있는 한 채태인은 말뚝'이라고 말씀하셨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믿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고자 했다. 또 넥센 시절 염경엽 감독님과 이지풍 코치님으로부터 새로운 야구를 배웠다. 염경엽 감독님은 야구에 대한 지식이 아주 해박하시다. 또 SK 시절 박재상 타격 코치 덕분에 타격에 대한 새로운 무언가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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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기록이 있다면. 
▲2013년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 4할7푼2리를 기록하며 '바빕신'으로 불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동료들에게 '바빕신이 되기 위해 착한 행동을 많이 하고 타격 후 하늘에 기도하라'고 이야기했었다. (웃음)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고향에서 이대호, 이우민(개명 전 이승화) 등 옛 친구들과 함께 뛰었을 때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아주 행복했다. 말년에 기회가 생겨 친구들과 함께 뛰었는데 옛 생각도 많이 나고 소원을 이룬 느낌이었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이달부터 개성고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타격을 가르치고 있다. 정식 코치는 아니고 재능 기부 차원이다. 
-추구하는 지도자상은. 
▲선수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이를테면 7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다가 10타수 3안타를 칠 수 있게끔 하는 지도자가 되는 게 나의 바람이다. 롤모델을 꼽는다면 박재상 코치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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