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동엽, 3할 타율-20홈런 달성에도 만족 못 하는 이유는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1.12 07: 02

이적 첫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고개를 떨궜으나 보란듯이 다시 일어섰다. 이제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주인공은 김동엽(31). 지난 2018년 12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엽은 장타 가뭄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동엽은 2019년 타율 2할1푼5리(195타수 42안타) 6홈런 25타점 15득점에 그쳤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김동엽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전반기 타율 2할5푼8리(182타수 47안타) 6홈런 28타점 24득점에 그쳤으나 후반기 타율 3할5푼5리(231타수 82안타) 14홈런 46타점 36득점의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데뷔 첫 3할 타율 및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 달성 그리고 2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은 김동엽은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년보다 더 일찍 시즌 준비에 나섰다.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의 현역 시절 개인 트레이너로 잘 알려진 오창훈 세진헬스 대표의 1대1 맞춤 지도를 받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낸다. 다음은 김동엽과의 일문일답. 

김동엽 /what@osen.co.kr

-시즌 후 어떻게 지냈는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해마다 마음가짐은 똑같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자신감은 가지되 자만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자 한다. 
-끊임없이 타격 자세를 바꾸며 변화를 꾀했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었는가.  
▲아직까지 타격 자세가 완성된 건 아니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해졌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거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많은 분들께서 자기 일처럼 여기고 도와주신 덕분이다. 
-지난해 성적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게 됐을 것 같은데. 
▲이적 첫해보다 지난해 성적이 조금 더 좋아졌지만 만족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지난해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하고 모두가 인정할 만한 성적을 거두기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작년에 보여준 건 과정의 일부분이다. 
-과감하게 오픈 스탠스로 바꾼 게 주효했다. 
▲강한 스윙을 하기 위해 변화를 꾀했다. 단점 보완보다 장점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단점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타격 자세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들었다. 
▲예전부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습관이 있었다. 야구가 잘될 때도 이러다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나를 지배했다. 아니나 다를까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 안 되더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무엇보다 욕심을 버렸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안 되면 내 능력이 여기까지구나 여겨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김동엽과 오창훈 대표 /what@osen.co.kr
-데뷔 첫 3할 타율 달성은 물론 2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다시 밟았다. 수치상 목표를 상향 조정해도 될 것 같은데. 
▲항상 시즌을 앞두고 수치상 목표를 정해 놓으면 나 스스로 수치에 쫓기기 일쑤였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타율, 홈런, 타점 등 수치상 목표는 세우지 않는다. 건강하게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외야 수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비결이 궁금하다. 
▲코치님께서 공격 못지않게 수비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격려해주신 게 큰 힘이 됐다. 자신감을 얻으면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 
-지명타자와 좌익수 출장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선수 기용 여부는 벤치의 고유 권한이지만 외야 수비도 많이 소화하고 싶다고 꼭 써달라. 마음 같아서는 절반 이상 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지명타자보다 좌익수로 나설 때 방망이도 더 잘 맞는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오재일이 합류하는 등 팀 공격력이 좋아졌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확실히 좋아진 느낌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봤을 때 타 구단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제 능력만 발휘해도 충분히 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국내 날씨가 춥다 보니 야외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치면 아무런 소용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느 만큼 최대치를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10개 구단 선수 모두 똑같은 조건이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지난해 후반기에 보여줬던 모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타석에 들어서면 한 방 쳐줄 것 같은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팬들께서 가을 야구를 간절히 원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선수들도 가을 야구를 다시 하기 위해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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