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승률>실제승률' 허문회호의 시행착오...2년차 시즌은 다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1.10 18: 10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의 부임 첫 시즌 성적표는 7위였다.
롯데는 2020시즌 71승72패1무의 성적으로 5할 승률에서 1승이 모자랐다. 실제 승률은 4할9푼7리. 나쁘지 않았다. 2019시즌 꼴찌를 차지한 전력에서 안치홍이 추가 됐을 뿐이다. 패배 의식을 벗어던지며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다.
아울러 유망주 한동희의 성장과 베테랑 정훈의 각성과 부활, 오윤석, 이승헌 등 새얼굴의 발굴, 마무리 김원중의 연착륙 등 선수 개개인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도 2020시즌의 수확이었다. 기대했던 안치홍, 민병헌이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도 제 몫을 하지 못한 점등을 감안했을 때 롯데의 2020시즌, 허문회 감독의 1년차 시즌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7회초 롯데 허문회 감독이 덕아웃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rumi@osen.co.kr

하지만 롯데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다. 득점과 실점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기대 승률(피타고리안 승률)을 따져보면 지난해 롯데는 5할2푼의 승률을 찍는 것으로 계산이 됐다. 롯데의 전력은 기록된 승률 그 이상이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 승률과 기대 승률의 차이는 벤치의 역량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의 경우 기대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높았다. 허문회 감독의 첫 번째 시즌은 벤치에서 올바른 결과로 인도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허 감독은 시즌 후반을 도모하는 일관된 철학을 보여줬다. 그러나 개막 5연승 이후 7월까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7월까지는 33승35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그럼에도 허문회 감독’은 ‘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며 낙관했다. 14승8패로 8월 승률 3위에 올랐고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승차를 좁히기에 8월의 승부수는 너무 늦었다. 다른 구단들도 넋 놓고 지켜보지 않았다. 롯데는 시즌 후반 승부수를 위해 자원들을 아꼈지만 후반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주전 야수들의 체력 관리를 펼쳤다고 하지만 오히려 시즌 후반 주전 의존도가 심해졌고 정작 중요한 순간 힘을 쓰지 못했다. 투수 운영 면에서도 유연하지 않은 철학이 경기 중에 경직된 운영으로 나타나면서 패배한 경기들이 많았다. 
역전승 29승(6위), 역전패 35패(최다 3위), 1점차 경기 13승21패(10위), 역대 최초 전 구단 상대 끝내기 패배 등은 짙은 아쉬움의 결과물이다. 벤치의 역량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경기들이 더러 있었다고 풀이할 수 있는 기록들이기도 하다. 허문회 감독의 용병술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한“1점 차 승부는 운에 맡겨야 한다”고 했지만 1점 차 승부에서 롯데의 지난 시즌 운명을 갈라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IA의 경우 1점차 경기 승률 23승17패로 선전했고 살제 승률은 기대 승률 4할5푼3리를 뛰어넘은 5할7리였다. KIA와 비교했을 때 롯데 벤치의 운영이 얼마나 미숙했는지를 나타낸 기록이다.
허문회 감독은 1년차 시즌, 시행착오를 겪었고 구단과의 소통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자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시즌 말미, 허문회 감독은 “많이 부족했고 작전이나 투수 교체 타이밍 등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초보라서 실수를 많이 했다. 코치, 구단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발전을 다짐했다. 과연 2021시즌, 허문회 감독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교훈을 수정하고 발전시켜 더 나은 운영을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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