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내려놓고 '가을 남자' 변신 커쇼 "6회 2타자 후 교체, 원래 계획이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26 16: 08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이제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벤치의 결단을 믿고 따랐다.
커쇼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커쇼는 이로써 세 번째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거뒀고, 6개의 탈삼진을 추가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탈삼진 신기록(207개)을 경신했다. 종전 최다 기록은 저스틴 벌랜더(205개)가 갖고 있었다.
가을의 ‘불쇼’는 더 이상 없었다.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난조 외에는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2.93이다. 모두 선발 등판했다. 다저스를 궁지로 몰아넣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커쇼 모두를 비난의 불구덩이에 몰아넣었던 불펜 등판은 한 번도 없었다. 커쇼도 에이스로서 가졌던 과도한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욕심도 줄이고 있다. 고집을 부리지 않자 모든 것이 순리대로 술술 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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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6회 2사 후 마누엘 마고 타석을 앞두고 2타자를 공 2개 만으로 아웃 처리한 뒤 냉정하게 교체한 로버츠 감독의 결단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커쇼도 로버츠 감독과 얘기를 나눈 뒤 별 다른 저항 없이 마운드를 순순히 내려갔다. 오히려 함께 있었던 내야진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듯 했다. 실제로 1루수 맥스 먼시는 경기 후 “내야수들은 커쇼가 더 있기를 원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놓았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쇼는 로버츠 감독의 투수 운영 계획에 일찌감치 동의하고 6회를 맞이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이닝 전에 논의를 했다. 투구수가 2개에 불과해서 너무 빨라 보이고, 2아웃에 주자가 아무도 없었지만 계획을 고수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Doc(로버츠 감독)이 나에게 오늘 경기의 공로를 인정해줬고 더스틴 메이가 들어와서 정말 멋진 공을 던졌다. 빅터 곤잘레스, 블레이크 트레이넨 모두 마찬가지였다. 오늘밤 저 친구들이 믿을 수 없고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했다.
결단을 내렸던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커쇼를 갖고 있는 것이 행운이다. 투수로서 어떤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포스트시즌이라서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면서 “막판이었고 2명의 타자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마누엘 마고를 더스틴 메이와 상대하기 위해 논의했고, 커쇼는 자신의 몫이었던 두 타자를 처리했다. 우리는 몇 개의 공을 던졌는지 말하지 않았다. 단지 타자 2명이라고만 했다. 동의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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