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 보셨나요' 힐만 전 SK 감독의 사위, 감격의 눈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26 05: 10

2018년 KBO리그 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57) 전 감독의 사위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일을 냈다. 탬파베이 레이스 외야수 브렛 필립스(26)가 그 주인공. 감격의 끝내기로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필립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벌어진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 9회말 2사 1,2루에서 LA 다저스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에게 중전 적시타를 쳤다. 7-7 동점을 만드는 결정적 한 방. 
다저스 수비가 연이어 실책을 범한 사이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탬파베이가 8-7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필립스는 양 팔을 벌려 비행기 타는 모습으로 외야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축하하기 위해 몰려나온 동료들을 따돌리며 환호하는 필립스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사진] 필립스와 아내 브리아나, 장인어른 힐만 전 감독(왼쪽부터) /브렛 필립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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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필립스는 2018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쳐 지난 8월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빅리그 4시즌 통산 153경기 타율 2할2리 68안타 10홈런 34타점 15도루 OPS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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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어깨를 앞세운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타격 솜씨가 부족해 주전이 되지 못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1할대 타율에 그치며 이팀 저팀 옮겨다니는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모두 교체로만 나서 2타수 무안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서 제외돼 벤치만 지키기도 했다. 
그런 필립스에게 4차전 9회말 2사 타석은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7회 볼넷으로 출루한 최지만의 대주자로 교체 출장한 뒤 마지막 순간 잰슨을 무너뜨린 한 방으로 커리어 최고 순간을 만끽했다.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채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간 설움을 날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필립스는 “지금 일이 믿기지 않는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끝내기 주자) 랜디 아로자레나가 넘어진 걸 봤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결국 득점했다”며 “우리 팀워크는 정말 대단하다. 어느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고 28명 선수 전원이 힘을 합쳐 이긴다. 이 팀이 특별한 이유”라는 말로 울먹이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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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은 “필립스는 우리 팀에 오자마자 꾸준히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를 뛸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나갈 때마다 여러 가지 일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팀 동료 케빈 키어마이어는 “필립스의 마지막 타석은 열흘 전(정확히 17일 전)이었다. 인생 최대의 타석에서 그가 해냈다. 우리 팀에는 포기하는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필립스는 현재 마이애미 말린스 3루 코치를 맡고 있는 힐만 전 SK 감독의 사위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힐만 감독의 딸 브리아나와 결혼을 하면서 한 가족이 됐다. 
[사진] 지난해 11월 결혼식 때 필립스(왼쪽) 힐만 전 감독(오른쪽) /브렛 필립스 SNS
지난 2018년 7월 ‘MLB.com’ 인터뷰에서 필립스는 “브리아나의 이모가 나의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었다. 2015년 스프링캠프를 찾은 선생님의 소개로 브라아나를 만나게 됐다. 첫 눈에 그녀에게 반했다. 3년 동안 사귀고 약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위’ 필립스의 감격적인 월드시리즈 끝내기는 ‘장인어른’ 힐만 감독에게도 경사스런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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