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나성범이 떠올린 뭉클한 이름…우승 토대 다진 ‘김경문’ [NC 창단 첫 우승]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25 11: 02

9년 만에 들어올린 첫 정규리그 우승컵. 리그 최고의 팀으로 토대를 만든 인물은 현재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팀에 없더라도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도, 프랜차이즈 스타도 같은 인물을 떠올렸다. 
2011년 NC의 창단과 함께 관심사는 ‘초대 감독’을 누가 맡느냐였다. 팀의 기틀을 다지면서 신생팀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적임자가 필요했다. NC는 그 인물로 김경문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모셨다. 올림픽 우승 감독이었고 ‘화수분’ 두산의 팀컬러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비록 두산에서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언제나 가을야구에 올려놓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시켰다. 
NC에서도 같은 역할을 기대했고 실제로 NC는 김경문 초대 감독과 함께 단기간에 리그 ‘선배 구단’들을 위협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2013년 1군 합류 첫 시즌, 꼴찌 후보라는 평가를 뒤엎고 9개 구단 중 7위에 올랐다. 그리고 1군 합류 두 번째 시즌만인 2014년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15년도 3위에 올랐고 2016년에는 올해 우승 이전까지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그리고 2017년 4위의 성적을 올리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NC는 신생 구단임에도 단기간에 1군에 연착륙했고 가을야구를 꾸준히 노리는 위협적인 팀으로 자리 잡았다. 

/ NC 초대 감독 김경문 감독과 당시 이동욱 코치soul1014@osen.co.kr

시간이 지나면 후대에 당연히 ‘공과’를 따지는 과정이 수반된다. 그러나 NC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김경문 초대 감독의 영향력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터. 무엇보다 우승을 이끈 사령탑 이동욱 감독,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 모두 김경문 감독의 이름을 떠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24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이동욱 감독은 “지도자로서 한 번 성공 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은 하늘에서 찍어주는 자리라고 했다. 아무나 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나는 좋은 코치님들, 지도자를 많이 만나서 배웠다.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고 말하며 김경문 감독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동욱 감독은 김경문 초대 감독 시절부터 줄곧 코치를 맡았고 김경문 감독을 보좌하면서 NC의 리그 정착이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NC에 오면서 김경문 감독님과 같이 하면서 많이 배웠다. 전임 감독님께서 만들어 놓은 유산들이 NC가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나성범 역시 김경문 전 감독이 잊을 수 없는 은사다. NC에 지명을 받기 전인 연세대 재학 시절 좌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지만 어깨 부상 우려가 있었다. 투수로서 충분한 재목이었지만 김경문 전 감독은 나성범의 운동능력에 주목하며 타자 전향을 권유했다. ‘NC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는 호언장담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김경문의 결정은 옳았다. 나성범의 커리어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나성범은 이제 N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고,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다.
나성범은 우승 확정 이후 “좋은 선수들, 좋은 코칭스태프, 감독님 만나서 선수생활 했던 것 같다”면서 “특히 김경문 전 감독님 생각도 많이 난다.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분이셨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타자로 전환했다. 감독님 때문에 팀의 주축 한 자리를 맡게 됐다.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정말 많이 감사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금 현재 NC에는 없지만 창단 첫 우승 역사의 한 켠, 그리고 주역들의 마음 한구속에는 김경문 초대 감독의 이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두가 NC 첫 우승의 밑거름을 놓았고 산파역을 했던 김경문 전 감독을 잊지 않고 있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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