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식 지우겠다" 이강철 감독, 약속 지킨 ’승리 DNA’ 이식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10.23 15: 02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KT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16차전에서 17-5로 승리했다. KT는 시즌 전적 78승(1무 60패) 째를 거두면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가을야구를 확정지었다.
2013년 창단해 2015년 1군에 첫 선을 보인 KT는 1군 5년 차만에 첫 가을야구를 품게 됐다.

경기 종료 후 KT 이강철 감독이 송민섭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cej@osen.co.kr

2019년 시즌을 앞두고 KT 3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강철 감독은 직전해 9위였던 KT의 목표로 “가을야구에 가겠다”고 내걸었다. 2013년 창단해 2015년 1군에 올라온 KT는 이강철 감독 부임 전까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 9위가 최고이었던 만큼, 이기는 날보다는 지는 날이 더 많았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강철 감독의 생각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현역시절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패배보다는 승리가 더욱 익숙했던 그였다. 감독이 되기 직전에는 두산에서 수석코치를 하면서 꾸준하게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KT는 달라졌다. 한 단계씩 성장의 걸음을 밟아나갔다. 지난해 가을야구에는 가지 못했지만, 창단 첫 5할 승률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면서 단기전 못지 않은 긴장감 속 승부를 했다.
올 시즌 KT는 초반 하위권에 쳐졌지만, 중반부터 치고 올라갔다. 특별한 연패없이 꾸준히 승리를 쌓아나갔다. 이강철 감독은 “가장 달라진 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에이스가 나가고 다음 경기를 내주면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이겨내더라”라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는 선수들이 했지만, 이강철 감독의 계산도 함께 맞아 들어갔다. 올 시즌 투・타에서 엇박자가 나자 이강철 감독은 승리를 잡기 위한 강수를 두곤 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불펜이 흔들렸을 때 주권, 유원상 등을 자주 기용해서 이기는 경기를 만들려고 했다. 혹사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투타 간의 믿음을 찾아줄 필요가 있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장 유한준 역시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는데, 감독님께서 결단을 내시고 투수 운영을 해주셨다. 투수들이 힘을 내면서 타자 입장에서는 투수에 대한 믿음이 굳어졌다”고 짚었다.
승리하는 맛을 알기 시작한 KT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바라봤던 가을야구의 꿈을 이루면서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조준했다. 현재 3위인 KT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 2위로도 올라설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가을야구에 대한 짐을 놓았으니 승부를 걸어보도록 하겠다”라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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