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3억원짜리 짐승 수비 "본능적이었다" 다저스 구한 베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10.17 20: 01

“올 시즌 최고의 플레이였다.”
LA 다저스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에서 코리 시거의 멀티 홈런, 윌 스미스의 역전 결승 스리런, 불펜투수 6명의 7이닝 1실점 합작에 힘입어 7-3 역전승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꾼 선수는 우익수 무키 베츠(28)였다. 다저스가 0-2로 뒤진 3회말 1사 1,2루 위기. 애틀랜타 댄스비 스완슨의 타구가 우측으로 향했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였지만 발 빠르게 달려든 베츠가 글러브 끝으로 건져냈다. 

[사진] 무키 베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잡은 것만으로도 호수비였지만 그 다음 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몸의 균형이 앞으로 쏠린 상태에서 베츠는 넘어지지 않고 침착하게 스텝을 밟은 뒤 홈으로 던졌다. 역동작에 러닝스로였지만 홈까지 노바운드로 정확하게 송구가 들어갔다. 짐승 같은 운동능력이 돋보인 장면.
애틀랜타 3루 주자 마르셀 오수나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먼저 들어왔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오수나의 리터치가 베츠의 포구보다 빠른 것으로 확인돼 더블아웃으로 이닝이 끝났다. 베츠의 캐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오수나의 본헤드 플레이. 안타성 타구를 건져낸 뒤 홈까지 송구한 베츠의 플레이에 오수나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추가 실점 위기를 막고 한시름 놓은 다저스는 4회초 시거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7-3 역전승으로 반격의 1승을 따냈다. 3회 베츠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다저스는 추가 실점과 함께 올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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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베츠의 수비를 격찬했다. 로버츠 감독은 “올해 우리는 훌륭한 플레이를 정말 많이 했지만 오늘 베츠의 수비가 내게 있어 최고였다. 모멘텀을 끌어올린 플레이였다”고 칭찬했다. 시거도 “베츠의 수비로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베츠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려 했다. 힘든 플레이였지만 본능적으로 했다. 그 순간 어떤 생각이었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음 플레이까지 계획한 대로 했다”며 송구를 위해 다이빙을 하지 않고 잡았다고 설명했다. 믿기지 않는 운동 능력에 영리한 센스까지 더해졌다. 이어 베츠는 “1경기만 지면 탈락인 상황에선 어떤 플레이든 다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절박함을 강조했다. 
지난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하며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한 특급 외야수 베츠는 지난 2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넘어왔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지만 7월에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6500만 달러 초대형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돈으로 무려 4183억원 거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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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투자 노선을 지켜온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2014년 말 다저스에 온 뒤 가장 큰 돈을 썼다. 그 이유를 증명한 결정적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베츠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침묵을 깼다. 1승3패 벼랑 끝에서 살아나 시리즈를 6차전으로 끌고 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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