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구속 +2km’ 이승헌-‘RPM 2400’ 최준용, 경험만 더해진다면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10.17 13: 10

롯데의 미래 투수진은 더할나위 없이 밝다. 올 시즌의 성패, 한 경기의 결과와는 별개로 선발과 불펜 영건들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시즌 막판이 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실낱같은 5강의 희망도 거의 옅어지는 모양새다. 
올 시즌보다는 내년, 내후년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5강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였던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 많은 경험치를 쌓게 해야 하는 시즌 막바지가 될 수 있다.

[사진] 이승헌-최준용. 롯데 자이언츠 제공/OSEN DB

16일 경기 롯데가 끝내기 패를 당했지만 마운드 위에 있던 두 명의 영건, 선발 등판했던 3년차 이승헌, 구원 등판 했던 신인 최준용의 투구 내용은 향후를 기대케 했다. 단지 경험이 부족했을 뿐, 갖고 있는 자질과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선발 등판했던 이승헌은 5이닝 103구 5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7개를 뽑아냈다. 3회까지는 피안타 1개만 내주며 NC 타선을 압도했지만 4회부터 실점을 했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의 실투, 볼카운트 승부에서의 아쉬운 모습이 옥의 티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 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지만 결국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러나 이승헌은 이날 최고 149km를 찍은 투심 무브먼트가 섞인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상대했다. 그리고 이 공은 모두 실제 구속보다 평균 2~3km 더 빠르게 체감되는 공들이었다. 실제 구속보다 더 빠른 체감 구속으로 상대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고 타이밍을 늦게 했다. 196cm의 장신에서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내리 꽂는 투구폼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비시즌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에서 익스텐션을 극대화 한 투구폼을 몸에 익힌 성과다. 입단 이후 정착되지 않은 투구폼과 140km를 겨우 넘는 패스트볼 구속으로 구단과 이승헌 개인 모두 고민이었다. 문제점을 해결하며 1군 레귤러 선발로 손색없는 면모를 갖추고 있다. 덩달아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효과까지 극대화 시켰다.
이승헌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신인 불펜 최준용 역시 결과는 별개로 가능성의 투구를 펼쳤다. 7회말을 삼자범퇴로 요리한 뒤 5-3으로 역전한 8회말 양의지에게 동점 투런포를 헌납했다. 하지만 줄곧 2400대 후반의 패스트볼 평균 RPM(분당 회전수)를 찍었다. 그만큼 공 끝이 살아서 타자에게 도달한다는 의미다. 타자들이 쉽게 칠수 없는 공을 던진 것.
최준용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구속에 비해 공 끝이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해 1군 무대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일정하지 않았던 투구폼 역시 자신의 구속과 공 끝을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는 투구폼으로 교정했다. 충분한 교정 시간을 갖고 테스트를 했고 1군에서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현재 영건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미진할 수 있다. 전쟁터와 같은 1군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경험의 부재로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한 끗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자주 등판을 하고 경험이 쌓이면 채워질 수 있는 부분이다. 경험이 갖춰진다면 성장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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