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나한테"..송윤아, '돌멩이'로 10년만 스크린 복귀→♥︎설경구 솔직 토크(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10.14 16: 18

 “저는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씻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배우 송윤아(48)가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윤아가 출연한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제작 영화사테이크, 제공 영화사 집・kth, 배급 리틀빅픽처스)는 8세 지능의 청년 석구(김대명 분)가 범죄자로 오해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석구가 다니는 성당 산하 가출 청소년 쉼터의 김 소장을 연기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송윤아는 “감독님에게 책을 읽어봐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일을 많이 안 하기도 했지만, 저를 생각해서 들어오는 책을 다 할 수 없는 현실적 상황에 놓였다. 아이가 있다 보니…드라마 대본들만 갖고 있던 중 영화가 왔다는 게 되게 신기했다”며 “받고 나서 ‘어머 나한테?’ ‘웬일?’이라는 마음이 컸고, 제가 출연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본 게 아니라, 우선은 들뜨고 신나는 마음으로 책을 봤다”고 회상했다.
시나리오에 반했다는 그녀는 “아주 가볍게 그렸지만 주제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며 “소파에 앉아서 그 책을 읽고는 몇 분 정도 그냥 앉아 있었다.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웃음)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제작사 대표님과) 감독님이 저를 생각해 김 선생에 불러줬다는 게 감사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고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김정식 감독은 송윤아가 대중에 보여줬던 이미지에 반하고 싶어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감독님이 ‘송윤아는 항상 약자 편을 들어주며 두루두루 살 거 같다’고 하시더라. 근데 김 선생은 그런 인물이 아니다. 본인의 주장이 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이면성을 송윤아로부터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근데 영화를 보니 ‘김 선생은 내가 했으면 안 되는 인물이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의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쉼터 김 선생을 비롯해 복지사들에게도 반항하던 은지(전채은 분)는 친구가 되어준 석구와 깊은 우정을 쌓아가는데, 비 오는 날 우연찮게 사고가 벌어지며 사람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석구와 은지를 둘러싼 김 선생과 노 신부(김의성 분)가 극한의 대립을 하며 골이 깊어진다.
송윤아는 “석구의 입장에서 김 선생은 원망스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김 선생의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며 “그 사람의 삶에서 불의를 보거나, 자신의 시선에서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바로잡기 위해 밀고 나가는 인물이다. 우리 사회에 그런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게 진실이 아니지만, 김 선생의 시각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실 김 선생이 악한 인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분들도 김 선생이 이해가 갈 거 같다”고 자신이 캐릭터를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저는 석구가 치킨집에 돌멩이를 던지고 난리가 났던 장면이 되게 슬펐다. 근데 다들 그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이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표현을 잘 해주신 거 같다”고 짚었다. 
다만 송윤아는 “인물, 캐릭터, 장르가 달라도 그 배우에게서 어쩔 수 없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있다.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송윤아 자체가 보여서 되게 아쉬웠다. 그래서 그런지 김 선생에게 누를 끼친 거 같아 미안하고 속상하다. 영화를 보면서 ‘저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아쉬운 부분을 밝혔다. 
이어 “부산영화제에서 처음 봤는데 저 밖에 안 보였다. 나를 보고 ‘쟤가 왜 저러고 있지?’ 싶었던 거다. 처음 봤을 땐 김대명, 김의성, 전채은 배우의 연기가 안 보였다. 당시 사람들이 제게 ‘영화가 어땠냐?’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못 했다.(웃음) 나중에 들었는데 그때 계셨던 분들이 ‘송윤아가 영화를 되게 안 좋게 봤구나’라고 생각하셨더라. 그때는 제가 전체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며 “이번에 두 번째로 봤는데,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TV를 보면서도 많이 우는데, 말 못 할 정도로 울었다. 신파가 들어가 있는 영화도 아니라서 울 정도는 아닌데 슬프더라. 특히 석구만 나오면 눈물이 났다”고 두 번 본 소감을 전했다. ‘돌멩이’는 지난 2018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바 있다.
“김대명의 연기에 감동 받았다”는 그녀는 “김대명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났다. 그래서 그가 연기를 잘 했다 싶었다. 석구의 친구들, 아역배우가 모두 연기를 잘 해서 깜짝 놀랐다. 김 선생인 저 빼고 다 연기를 너무 잘 하더라. 감탄을 하면서 봤다”고 덧붙였다.
“의미 있는 작품을 함께 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특히 드라마를 많이 했고 영화도 했으나, 건방지게도 ‘내 작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보고 싶고 생각나는 작품이 있는 반면 누가 인사하는 것도 민망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랬을 때 ‘돌멩이’는 이 어려운 시기에,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실 상업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관객 여부를 떠나 그럼에도 너무나 소중한 작품이다. 그게 저한테 감사하다”고 참여한 것에 의의를 두었다. 
이날 송윤아는 ‘배우이자 남편인 설경구와 작품에 관해 대화를 나누냐’는 물음에 “설경구씨와 작품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나 결정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설경구씨가 저에게 자신이 출연 제안을 받은 책을 봐달라고 부탁은 한다. 근데 ‘이걸 보고 결정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결정은 그가 직접 한다”며 “저 같은 경우는 (남편에게) 읽어 보라는 말도 안 한다. 근데 시놉시스를 올려놓으면 그냥 보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돌멩이’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 송윤아는 “사실 노 개런티 출연했다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감독님이 말해서 알려진 건데, 영화를 보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와 메시지가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저를 씻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저와 인연이 닿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저는 영화도 하고 싶고 드라마도 하고 싶다. 다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개봉은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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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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