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 그러나 뜨거웠던 2075', "정말 고맙습니다" [우충원의 유구다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0.10.13 13: 18

"정말 고맙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A대표팀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페셜 매치 2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A 대표팀은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하며 1억 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성금을 기부하게 됐다. 
1차전서 무관중으로 경기가 열렸지만 2차전서는 관중이 합류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표팀은 소집조차 하지 못한 채 프로축구 K리그가 5월 무관중으로 개막했고, 8월 초 어렵게 유관중으로 전환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얼마 못 가 관중석이 다시 닫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 "관중 수용 인원은 3000명이며 자리는 동측 스탠드에 배치된다. 방역 지침에 의거해 음식물 반입 및 취식을 전면 금지한다. 육성응원도 불가하다"고 발표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5시경부터 게이트가 열렸다. 비록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들어차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에 티켓 판매를 실시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팬들은 킥오프 3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QR코드 인증과 체온측정을 거쳐 입장했다. 또 붉은악마는 60명이 따로 지정된 장소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동쪽 스탠드만 개방됐고, 지정좌석제가 아닌 선착순 착석이었다. 의자 사이에 빨간색 테이프를 붙여 팬들은 거리두기하고 앉았다. 음식물 반입과 취식은 물론 육성응원도 불가했다. 킥오프 직전 애국자 제창도 생략됐다. 아시아축구연맹의 코로나19 프로토콜에 따라 퇴장 후 재입장도 불가했다.
티켓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1등석은 5만 원, 2등석은 3만 원, 휠체어석은 만 원이었다. 추운 날씨에 월요일이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관중 입장을 발빠르게 준비했다. 
이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축구협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변하자 곧바로 좌석을 지정했다. 또 1차전을 마친 뒤 운영요원도 기존보다 더 많은 인원을 준비해 놓았다. 관중 입장이 가능해 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 
중대본 발표 후 축구협회는 곧바로 움직였다. 경기장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축구에 목마른 팬들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고 경기를 지켜보신 팬들이 정말 고맙다.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담은 클 것이다. K리그에서 보여주신 모습들을 대표팀 경기서도 보여주셨다. 쌀쌀한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 주신 팬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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