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후 더 유연해져"…'한다다' 임정은, 메이크업도 내려놓은 각오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9.28 10: 50

배우 임정은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받은 뜨거운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결혼, 출산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25일 임정은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PF컴퍼니 사옥에서 진행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 이하 한다다) 종영 소감을 전했다.
‘한다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뒤 최고 시청률 37%(96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지난 13일 100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PF컴퍼니 제공

지난 2002년 영화 ‘일단 뛰어’로 데뷔한 임정은은 그동안 ‘물병자리’, ‘바람의 나라’, ‘태양을 삼켜라’, ‘조선x파일 기찰비록’, ‘적도의남자’, ‘루비반지’, ‘바벨’ 등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특히 임정은은 2013년 방송된 KBS2 일일드라마 ‘루비반지’에서 선악을 오가는 1인 2역을 소화해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 시청자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올해 초 방영된 TV조선 주말드라마 ‘바벨’에서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재벌가 며느리 나영은 역을 열연해 식지 않은 열정과 연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한다다’에서 임정은은 성현경 역을 연기했다. 송가네 첫째 아들 송준선(오대환)의 전 부인으로, 이혼 후 논술 학습지 교사로 생계를 유지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인물이다. 매 작품마다 놀라운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했기에 기대를 모았고, 임정은은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며 박수를 받았다.
2014년 결혼 후 연기활동을 잠시 미루고 가정에 충실한 임정은은 안방으로 돌아왔고, 더 깊어진 연기와 감성으로 시청자들과 공감했다. ‘한다다’를 마친 임정은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자이 많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 “결혼과 육아를 거치며 더 유연해져…내 모습 보여주는 작품 만났다”
‘제2의 심은하’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임정은은 2014년 결혼 후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해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바벨’을 통해 복귀를 알린 임정은은 ‘한다다’에서 성현경 역을 연기하며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들과는 다른 연기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임정은은 “주말드라마도 처음이고, 엄마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다. 전작에서 한 캐릭터들이 대부분 욕망이 넘치는 모습들이 많았는데, 그런 캐릭터들이 하고 싶기도 했고, 제안을 받기도 했다. 묘한 인연이 있었다”며 “결혼 후 엄마가 되고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지만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어색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바라보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보시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다”고 말했다.
한 남자의 아내, 두 딸의 엄마라는 캐릭터는 임정은에게 도전이었다. 임정은은 “결혼 후 캐릭터에 대한 변화를 줘야 하나 고민을 할 수 있는데 ‘한다다’를 통해 한 것 같다. 엄마로서 변화를 한 게 너무 좋다. 못할 수도 있었고, 엄마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했다면 앞으로 변화가 힘들 것 같았는데, 적절한 시기에 변화를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임정은은 “내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지만 연기로 보여준 적은 없었다. 중학생 딸과 7살 딸이 있다는 설정이 낯설기는 했지만 엄마로 느낀 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오대환, 이가연, 안서연과 궁합이 좋았다”며 “오대환도, 나도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으니 연기가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가연과 안서연은 너무 연기를 잘해서 놀랐다. 그래서 고마웠고, 이 가족이 하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대환, 이가연, 안서연과 환상의 궁합으로 현실의 가정을 보여주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임정은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많이 유연해졌는데, 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할 정도로 내려놨던 ‘한다다’”
임정은은 “‘한다다’ 성현경이 나도 새로운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많이 느끼신 거 같다. 다른 면을 봤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 만족도가 큰 작품이다”고 말했다.
임정은은 시청자들이 더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할 정도였다. 임정은은 “언젠가 한 번은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배우가 힘들 때 그렇게 내려놓고 해봤더니 힘을 얻었다고 해서 나도 시도해 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엄마이기도 하고, 그런 상황에 있는 캐릭터라 내려놓음을 많이 시도했다”며 “예쁘게 보이고 싶은 건 모두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겠지만,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들이 ‘그래도 적절하게는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임정은은 “시청자 분들을 잘 모르시겠지만, 이번에는 그 내려놓음을 길게 지켜보자 하는 게 나 자신과 약속이었다. 그래도 즐거운 장면에서는 예쁘게 나왔다. 웃고 있는 모습이 예쁘게 나왔다”고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임정은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변한 게 정말 많다. 더 유연해졌다. 예전 같으면 대기실에 어색하게 있었거나 했을텐데, 이제는 어색함이 없다. 내가 먼저 말을 걸 정도로 많이 변했다. 아이들에게 밝게 설명하고 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 “3살 연하 남편, 오대환+이상이 섞은 느낌”
임정은은 2014년 3살 연하의 일반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한 남자의 아내로 인생 제2막을 연 임정은은 딸과 아들을 둔 엄마로 또 한 번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아내, 엄마를 모두 겪으면서 임정은의 ‘엄마 연기’는 더 자연스러워졌고, ‘한다다’에 그대로 녹아들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임정은은 “극 중 성현경이 아니라, 현실의 임정은이어도 남편을 많이 혼내는 편인 것 같다. 연하이기도 하고, 내게 많이 맞춰준다. 현명하게 하려고 하는데, 혼내는 식으로 표현이 되는 거 같다”며 “실제 남편은 오대환이 연기한 송준선 또는 이상이가 연기한 윤재석과 비슷하다. 한 사람만 바라보고, 밀고 나가는 모습이 있다. 그리고 재미있고 착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정은은 “아이들은 7살, 4살이다. 집에서 나는 따뜻하기도 했다가, 엄하기도 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지켜야할 건 지켜야 하기에 따끔하게 혼을 내는 스타일이다. 성현경과 비슷한 면이 잇다. 따끔하게 혼낼 건 혼내지만 사랑이 많다.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다. 많이 안아주고, 놀아주지만 무서울 때는 무서운 엄마다”고 웃었다.
특히 임정은은 “남편과 서로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아이들을 보며 ‘우리 천사들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등의 생각을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말로 한다. 서로 고맙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육아라는 부분이 많이 힘든데, 서로 그런 말을 하고 들을수록 뿌듯하고 힘을 얻는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임정은은 “다재커플을 보면서 나도 연애할 때 저랬지라는 생각을 하며 설렜다. 나도 다재커플처럼 연애를 해서 지금은 다시 만난 나규커플처럼 살고 있다. 결혼 생활이라는 게 시행착오가 있으면서 단단해지는데, 7년차가 되면서 더 단단해지고 이해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2의 심은하 다음에 얻고 싶은 수식어요?”
임정은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제2의 심은하’다. 데뷔 당시 배우 심은하를 닮은 미모로 화제를 모았고, 청순한 분위기 등이 심은하를 떠올리게 했던 것.
임정은은 ‘제2의 심은하’ 이후 새롭게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느냐는 질문에 “수식어가 없었으면 한다”며 “‘이런 역할을 잘하는 임정은이구나’, ‘그 캐릭터와 어울린다’ 등 그때그때 다른 수식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정은은 ‘한다다’ 이후 다음 발걸음에 대해 “어떤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오픈된 마음 상태다. 바로 악역이 주어진다고 해도 가능하다. 다음에 어떻게 보여줘야 한다는 건 없다. 오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싶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계획을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 예전에는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만 했다면, 이제는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도를 하고 싶고, 어떤 캐릭터든 유연하게 풀 수 있다는 생각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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