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도 재밌게 봤대요"..'담보' 믿보배 성동일의 부성애(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9.25 11: 57

“어제 시사는 ‘미스터 고’ 이후 처음으로 아들, 딸도 초대했는데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딱 아빠라고.(웃음)” 
성동일(54)이 올 추석 연휴 가족영화 ‘담보’(감독 강대규,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JK필름・레드로버・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연)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담보’는 인정사정 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성동일과 김희원이 극 초반 코믹을 책임지며, 박소이와 하지원이 합세해 특별한 가족의 의미를 부여했다.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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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 나이 또래에 한 번 해볼 만한 이야기였다”며 “윤제균 감독과 세 번쯤 만났을 때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해서 받아 봤는데 ‘귀환’보다 ‘담보’가 제게 더 잘 맞더라. ‘귀환’도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이게 더 나에게 적합한 캐릭터이지 않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추가 설명을 보태며 “그나마 내 정서에 맞는 배역이었다. 소소하게 살아가는 주변 이야기, 재래시장 같은 얘기가 나한테 맞는 이야기”라며 “지금까지 멋진 역할이 주어지지도 않았지만,(웃음) 사실 해본 적도 없고.(웃음)”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로 성준, 성빈, 성율 등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성동일은 “제가 실제로도 자식 셋을 키우니까 하루는 이 아이가, 다른 날에는 저 아이가 밉다. 자식 얘기를 할 때는 내가 제일 유리하지 않나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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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석 캐릭터는 성동일의 실제 성격, 그대로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그는 “몇 년 전까지 제 주변에 사채업을 하던 동생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처럼 악착 같이 돈을 받는 것도 아니더라. 원금만 들어오면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고, 영화처럼 이자까지 받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보니까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 감독님이 말한대로 ‘담보’라는 게 돈이 아니라는 게 사람에 초점을 두고 사람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 그래서 돈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두석 캐릭터를 나쁜 사람이라고 해석하지 않았다”는 그는 “어떻게 보면 사채가 은행 금리보다 비싸지만 사채업자들은 최소한 신용 거래는 안 막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남기기도 했다.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과 종배가 부성애를 발휘해 승이를 반듯하게 키워낸다는 스토리가 핵심이다. 보잘 것 없이 약하고 가난한 아이가 철딱서니 없지만 정 많은 아저씨들의 보살핌을 받아 함께 성장해 나가는데 꽤 유쾌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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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은 독보적인 아버지 캐릭터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안방극장에서도 인정을 받은 바. 아역배우 박소이와의 부녀 호흡에 대해 “사실 아역배우들이 절제력도 성인에 비해 부족하기도 한데, 박소이는 다르다. 현장이 제일 행복하고 즐겁다고 하더라”며 “타고난 성품이 예의가 바른 건지 아니면 부모님이 잘 가르쳐줘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박소이는 현장에 오면 모든 스태프에게 다 인사를 한다. 그래서 덕분에 현장 에너지가 밝고 즐거웠다"고 칭찬했다.
성동일의 소탈하고 솔직한 성격은 이미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드러났던 바. 특히 육아예능 ‘아빠 어디가’를 통해 엄격한 육아방식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부성애는 성장하는 거 같다. ’아빠 어디가?’를 할 때 제 성격, 스타일대로 무섭게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제가 그렇게 자라서 그렇게 한 거다”라며 “어느 날 놀란 게 준이의 답변 방식이었다. 아들에게 ‘왜 이렇게 늦게 답했냐’고 따져 물어보니 ‘어떻게 이야기할지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질문을 받았으니 그것에 어떻게 답할지, 대답을 어떻게 할지 고민한 거라고…그래서 제가 너무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를 다그쳤다는 사실에 반성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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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는 성장한다”고 말한 성동일은 “저의 시간과 아이의 시간이 다른 거다. 그 날 이후 아이가 대답할 때까지 여유있게 기다려준다”라며 “이제는 성준이 중 2가 됐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기다려준다. 그래서 지금도 (아빠의 역할을) 배우고 있다. 오늘 아침에 나올 때도 배우고 나왔다”고 밝혔다.
성동일은 “아이들이 언젠가 ‘아빠는 왜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는 하나도 안 하냐’고 하더라. 성빈도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를 한 번 찍으면 안 되냐’고 했다”며 “영화 ‘미스터 고’ 이후 처음으로 어제 아들, 딸에게 보여줬다. 어제 아내와 아이들이 봤는데 막내 아이가 ‘우리 아빠 욕 정말 잘 한다’고 했다더라.(웃음) 아이들이 ‘아빠 영화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고 하더라. 이렇게 저도 변해간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두석을 보고 ‘아빠하고 똑같다’고 하더라. 제가 연기 변신을 잘 하는 배우가 아니라 감독과 시나리오를 믿는다. 제가 말하는 스타일이 부드럽지 않지만 아이들과 여행은 정말 많이 다닌다. 저희 집에 캠핑 장비가 다 갖춰져 있다. 지금도 틈만 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간다. 그러려고 열심히 돈을 벌고 일을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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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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