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의 이례적인 칭찬이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숨은 주역으로 꼽은 장성우가 하위 타순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KT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2차전 맞대결에서 10-5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KT는 공동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장성우의 날이었다. 올 시즌 KT 안방을 책임지고 있고 하위 타순에서 쏠쏠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장성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8푼1리(310타수 87안타) 9홈런 63타점, 득점권 타율 3할1푼4리로 활약 중이다.
부임 이후 장성우 칭찬에 인색했던 이강철 감독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어주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으로 장성우를 꼽았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장성우의 역할이 크다. 하위 타순에서 60타점이 넘게 해주는데 타선에서 그 정도 역할을 해주는 것이 올해 정말 크다, 작년보다 훨신 잘해주고 있다”고 타선에서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투수진을 이끄는 부분에서도 “올해는 자신의 머릿속에 모든 투수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 사인을 낼 때 벤치를 보지 않고 투수에 맞춰서 알아서 리드를 해준다. 초반에 볼배합을 할 때마다 홈런을 맞으면서 충격도 있었는데 잘 이겨냈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장성우는 자신의 몫을 다해냈다. 분위기를 바꾸며 팀 승리를 이끈 결정적인 타점들을 쓸어담았다. 2-3으로 추격을 하던 4회초 1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5회초, 강백호의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했고 장성우 앞에 2사 만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앞선 득점 기회에서 희생번트 실패 등으로 점수를 불러들이지 못했던 상황. 역전에 성공하더라도 추가점이 나오지 않는다면 KT의 리드도 안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장성우는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 2사 만루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롯데 서준원의 5구 째 147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점수차를 8-3으로 크게 벌리는 천금의 대포였다. 개인 첫 만루 홈런 기록이기도 했다.
5점의 리드를 안고 경기 중후반을 맞이한 KT는 이후 롯데의 추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불펜진을 필두로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