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던 왜 안 했어?" 홈런 맞은 괴짜 투수, 타자에 황당 일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9.20 19: 16

홈런 맞은 투수가 배트 플립을 하지 않은 타자에게 일침을 놓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29·신시내티 레즈)가 자신에게 홈런을 때린 팀 앤더슨(27·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배트 플립 보지 못해 아쉬워했다.  
바우어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 역투에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4패(4승)째를 안았다. 
5회 홈런 두 방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노마 마자라에게 우월 솔로포로 선취점을 허용한 뒤 팀 앤더슨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바우어에겐 꽤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사진]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 아쉬운 게 있었으니 배트 플립이었다. 경기 후 바우어는 “앤더슨에게 전하라. 배트 플립하지 않으니 약해 보인다”는 농담을 했다. 당초 바우어에게 홈런을 치면 배트 플립을 하기로 했던 앤더슨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일침(?)을 놓은 것. 
사연은 지난해 5월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었던 바우어는 화이트삭스전을 앞두고 SNS로 앤더슨에게 ‘오늘 하루만 배트 플립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지난해 4월18일 앤더슨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요란한 배트 플립으로 보복구를 당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앤더슨은 배트 플립에 대해 “무례를 범하려 하는 게 아니다. 그냥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래야 우리 스포츠가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즐기는 야구를 주장해왔다. 
당시 바우어의 애교 섞인 SNS에 앤더슨은 ‘홈런 치면 배트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당시 경기에선 홈런을 치지 못했지만 1년이 훌쩍 지나서 다시 만난 바우어에게 첫 홈런을 때려냈다. 기대한(?) 배트 플립을 자제한 앤더슨은 타석에서 타구를 잠시 바라본 뒤 베이스를 돌았다. 
지난해까지 바우어에게 27타수 5안타 타율 1할8푼5리에 홈런 없이 8삼진으로 약했던 앤더슨에겐 의미 있는 한 방. 배트 플립은 하지 않았지만 타구를 잠시 감상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 팀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앤더슨은 “마침내 바우어에게 홈런을 쳐 정말 기쁘다”며 “유튜브 채널에 홈런 영상을 올려라고 했다. 블로그도 좋다”며 평소 유튜브, SNS 활동이 활발한 바우어를 능욕(?)했다. 두 선수 모두 평소 뚜렷한 소신으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라 홈런을 주고받고도 남다른 케미를 발휘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